0

[기업 이모저모] 전기차, 車 넘어 '전력망' 된다면

26.04.26.
읽는시간 0

현대차그룹의 제주도 V2G 실증 서비스 현장

[출처: 현대차]

(서울=연합인포맥스) ○…중동 전쟁은 우리에게 한 가지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닫게 했다. 에너지 수급의 중요성이다. 하나의 바닷길이 막히는 것만으로도 유가가 치솟았고, 안정적인 발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이에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지만, 최근의 흐름에선 단순히 '저렴한 이동 수단'만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V2G(Vehicle to Grid) 기술 때문이다. 이는 말 그대로 전기차(vehicle)와 전력망(grid)을 서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구현된 환경에선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뿐 아니라,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전력망에 넘길 수도 있게 된다.

전기차 자체가 예비 전력 저장 수단이 되는 셈이다. 전력 수요가 낮은 밤에는 전기차를 충전하고, 피크 시간대에는 전기차의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식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V2G의 도입이 '돈이 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예컨대 V2G 기술을 쓰면 낮에 과잉 생산이 자주 일어나는 태양광 발전의 경우, 전기차에 저렴하게 충전해뒀다가 나중에 전력을 되팔 수 있다. 차주 입장에선 전기차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일본에선 지진에 따른 정전 상황에서도 전기차 배터리로 며칠간 가정 전력을 유지하는 사례도 나왔다. 전기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비상 전원'으로 기능하기 시작한 셈이다.

아직 상용화 초기지만, 소비자 호응도 확인되고 있다. 영국 '옥토퍼스 에너지'의 첫 상업용 서비스는 현지의 높은 전기 요금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이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물꼬는 트였다. 현대차그룹이 제주에서 실증 사업을 진행하며 기술 검증에 나섰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V2G 활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가능성 확인' 단계에 가깝다. 전기차는 현행 제도상 전력시장 참여 주체가 아니다. '분산 에너지 자원'으로 규정돼 있지도 않다.

결국 관건은 기술이 아니라 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누가 전력을 팔 수 있는지, 가격은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도 양방향 충전기와 계량기 보급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방향성은 분명하다. 전기차는 점점 '굴러다니는 배터리'로 진화하고 있고, 전력망의 일부로 편입되는 흐름이 시작됐다.

치열해지는 각국의 전기차 경쟁이 단순한 보급 대수 확대를 넘어, 이 움직이는 배터리를 어떻게 하나의 에너지 공급망으로 묶어내느냐의 문제로까지 확장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윤은별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