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력 키워 불확실성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에너지 확보, 민관 얼라이언스 등 전문가들 제언
[촬영: 주동일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위기로 고조되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이 인공지능(AI) 역량을 키우고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특히 한국의 강점인 제조업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고, 정부와 관련 기업들로 구성한 얼라이언스를 꾸려 산업 생태계를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전쟁 등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지난 22일 열린 '초불확실성 시대, AI 주도 산업 지형 재편: 한국 경제 재도약의 길' 콘퍼런스에서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지정학적 분절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 대응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중심의 산업 대전환 시대에 국가와 기업이 확보해야 할 미래 경쟁력과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역시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갈등 심화,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 변화 등 구조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초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또 "AI가 주도하는 산업 지형의 재편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니라 국가 간 경쟁의 판도를 바꾸는 중대한 전환"이라고 언급했다.
헨리 페르난데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 역시 "AI는 전 세계 고용의 40%에 영향을 미치고 선진국에서는 60%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순한 닷컴 버블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은 불확실성에 위축되기보다 AI를 선제적으로 수용해 초불확실성의 위기를 세계적 격차를 만들어낼 적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 적극적인 AI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윌리엄 페섹 포브스 시니어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방어적인 대응은 잘 하지만 공격적으로 나아가는 건 잘 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며 "위기가 지났을 때 변화할 필요가 있는데 더딘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안으로 제시된 얼라이언스·에너지 경쟁력
[촬영: 주동일 기자]
국내 대표 산업인 제조업에 AI를 접목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중앙대학교 석좌 교수인 성윤모 전 산업통상부 장관은 "현재 한국은 잠재성장률이 2%에 머무르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정부가 민간과 함께 전략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적극적 산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AI 제조로 산업 대전환을 적극 추진해 주력산업과 신산업을 모두 지능화, 친환경화, 융합화해 대체 불가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산업통상부는 제조업의 AI 접목을 활성화하기 위해 약 1천500개 기업과 'M.AX 얼라이언스'를 운영 중이다. 생태계를 꾸려 제조 기업 혼자서 처리할 수 없는 데이터 분석, AI 모델링, 연구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성열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한국 제조업이 생산인구 감소와 낮은 노동생산성 등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 제조 기업의 90% 이상이 여전히 AI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진숙 한국 딜로이트 그룹 AI·데이터 부문 파트너는 "에너지 문제와 정부 규제가 가장 핵심적인 AI 주권 확보를 위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챗GPT에 질문을 넣으면 구글 등을 활용한 일반 검색보다 에너지를 10배 많이 사용한다"며 "지금은 우리가 얼마나 에너지를 사용할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부오 타나카 전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역시 "중동 전쟁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공급 충격을 초래했다"고 진단하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의 시대'를 대비해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원으로 소형 모듈원자로(SMR)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원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페르난데즈 회장은 "한국 증시가 기업 평가에서 기록적인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며 "MSCI에서 한국을 선진국 지수로 편입한다면 한국 증시가 오히려 더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1대 원칙을 꼽자면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전에 해당 국가의 법정화폐를 사야 하는데, 어느 선진국에서나 현물시장에서 살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며 "한국은 IMF 위기 등을 겪으면서 그 정도로 자유롭게 개방되지 않은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있어도 체계적으로 배분하거나 위험 관리를 하기가 어렵고,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복잡한 등록 과정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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