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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야수의 심장

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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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 채권시장은 우호적인 수급 여건을 바탕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매도 공세를 이어온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에 따라 강세 압력 또는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금융시장이 이날 '앤젝데이'를 맞아 휴장하면서 우리나라 채권시장서 듀레이션을 조정하려는 헤지펀드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번 주 국고채 입찰 공백에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금리 하방으로 흐를 수 있다. 미국에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채권에 우호적 재료다.

전 거래일 미시간대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49.8로, 전월 확정치 대비 3.5포인트 낮아졌다. 역대 최저치지만 예비치(47.6)보다는 높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7%로 예비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장기(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5%로 0.1%포인트 상향됐다.

중동발(發) 소식은 변동성 재료다. 전 거래일 장 마감 이후 이란과 미국의 종전 협상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등에 종전 기대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미국 시각)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제안서를 하나 보냈는데, 솔직히 더 나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면서도 "그런데 내가 협상을 취소하자마자, 흥미롭게도 10분도 안 돼 훨씬 개선된 새 제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협상 중재국 파키스탄으로 돌아와 구체적 종전 조건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국고채 3년 민평금리 추이

연합인포맥스

◇ 유가발(發) 긴축 영향 주시…경기 정말 꺾이나

종전 트레이딩과 별개로, 전쟁이 장기화하고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앞서 미시간대 조사에서도 유가발(發) 물가 압력이 소비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를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1분기 GDP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지만, 유가발 긴축에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 중단기 금리가 치솟으면서 많은 국내 기관이 손실을 봤는데, 일부 기관은 여기서 포지션을 더 늘려 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시장이 서너 차례 인상 경로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매도보다는 매수가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한은이 공급측 물가 압력에 선제적으로 연쇄적 인상에 나설 경우 필연적으로 금리인하가 뒤따를 것이란 판단도 이 트레이딩의 논거로 꼽힌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20일 오전 8시48분 송고한 '韓 금리인상하면 내린다"…유가쇼크 속 나온 커브플랫 전략'기사 참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야수'처럼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가 차별화된 역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론상으로도 손실 위험에 비례해 이익 기회가 커지는 것은 이상치 않다.

펀더멘털 지표로 보면 이러한 트레이딩의 위험도 크다. 유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하면서 손절이 다시 쏟아지는 장세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심리 지수 추이

한은

◇ 한은, 1분기 GDP 어떻게 해석할까

다만 유가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기 하방 쪽으로 작용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채권엔 나쁘지 않은 장세를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1분기 GDP엔 중동 전쟁의 영향이 열흘 정도밖에 반영되지 않은 데다 전쟁은 장기화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은이 중동 재료에 중점을 두며 헤드라인 경제 전망치를 시장 예상 대비 크게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시나리오로 경제 전망을 제시하며 불확실성을 강조할 경우 베이스 전망치에 적용되는 할인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지난달 시나리오 경제 전망을 제시한 ECB의 경우 낙관 시나리오와 비관 시나리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차이가 0.5%포인트에 달했고, 인플레의 경우 1.8%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ECB는 분쟁의 향후 전개, 에너지 가격에 미치는 영향, 에너지 가격 충격이 비에너지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과정 등은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5월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앞두고 중동 위험을 채권시장에 도비시 재료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항공모함에 비견되는 통화당국 움직임은 시장 우려보다는 더 무거울 수 있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ECB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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