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 하락에 베팅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처참한 평가손실을 안고 있다.
본전 회복이 쉽지 않은 구간에 들어선 데다, 시간이 갈수록 손실 회복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동 사태가 시작된 지난달 3일부터 이달 24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ETN 상품 중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원유 인버스 상장지수증권(ETN)이었다.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B'에 무려 1천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몰렸고,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에 약 500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실제 주가는 개인들의 기대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은 지난달 3일 종가 55원에서 이달 24일 19원에 마감하며 두 달여 만에 65% 폭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역시 6,425원에서 3,205원으로 50% 급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유가 급등세가 곧 꺾일 것이란 기대 속에 매수세가 몰렸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흐른 셈이다.
문제는 손실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상품의 경우 분석 기간 개인은 39거래일 중 36거래일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주가가 55원에서 19원까지 흘러내리는 두 달여 동안 매일같이 추가 매수에 나섰다는 의미다.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날은 지난달 3일로, 하루 60억원이 몰렸다. 이날 매수자가 본전을 찾기 위해선 종가 기준으로 189.5% 반등이 필요하다. 인버스 2배 구조에 감안하면 기초지수가 되는 WTI 선물 가격이 단순 계산으로 현 수준에서 95%가량 추가 하락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배럴당 94달러 안팎인 국제 유가가 한 자릿수까지 떨어져야 성립하는 수치다.
절반 가까이 떨어진 삼성 블룸버그 ETN도 고점을 회복하려면 유가가 50% 넘게 빠져야 한다.
음의 복리 효과와 롤오버 비용도 원금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해당 상품은 매일의 수익률에 마이너스 2배를 적용해 누적하는 구조여서, 기초자산이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기만 해도 지표 가치가 점차 깎인다. 변동성이 클수록 손실 누적 폭은 더 커진다. 가령 기초자산이 20% 떨어진 뒤 다시 20% 오르면 일반 상품은 4% 손실에 그치지만, 2배 레버리지 상품은 16% 손실로 불어난다.
여기에 WTI 선물 시장이 백워데이션(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비싼 구조)에 머물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 백워데이션은 매수 포지션을 취한 원유 ETF 투자자라면 호재지만, 매도 포지션의 인버스 상품에는 독이 된다. 시간이 흐르면 원월물이 만기에 가까워지며 현물 가격 수준까지 따라 올라가는데, 매도 포지션 입장은 유가가 그대로여도 보유 선물 가격이 오르는 셈이어서 매월 차월물로 갈아탈 때마다 손실이 누적된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국제유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4.20 pdj6635@yna.co.kr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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