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채권시장의 지형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채권 발행부터 유통, 이자지급, 상환에 이르는 전 과정이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DLT) 위에서 구현되는 디지털채권이 싹트면서다.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도 디지털채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민간 기업들이 디지털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채권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물 디지털채권 원년…민간기업 주도
27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7억8천만홍콩달러(약 1천400억원) 규모의 디지털채권을 발행했다. 국내 비금융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다.
앞서 지난 2월(납입일 기준) 미래에셋증권이 3억2천500만홍콩달러·3천만달러(총 약 1천억원) 규모의 국내 최초 디지털채권을 찍은 지 두 달여 만이다.
디지털채권이 속속 한국물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시험 운영 등에 나섰던 유럽과 홍콩 등과 달리, 국내는 민간 기업들이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발행에 나서고 있다.
두 발행사 모두 디지털 금융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곳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를 전통 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미래에셋 3.0' 원년으로 선언하고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이달에는 홍콩법인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로부터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VA License Uplift)를 최종 승인 받고 현지 개인 투자자 대상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무역금융 측면에서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들은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 움직임에 발맞춰 디지털채권 발행으로 조달 측면에서의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결제 기한 단축 눈길
디지털채권은 분산원장기술(DLT)이나 블록체인을 활용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채권 발행부터 유통, 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블록체인 환경에서 이뤄진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원장이 기록된다는 점에서 복잡한 중개 절차 및 정산 시간을 단축한다는 이점이 있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건 채권 결제 기간 단축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결제일을 각각 프라이싱 후 4영업일, 3영업일로 줄였다.
통상 외화채권 결제에 5영업일(T+5)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디지털채권의 효율성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론적으로 디지털채권은 프라이싱 당일 결제가 완료되는 'T+0'까지 구현이 가능하다.
다만 인프라 및 기술 상의 한계 등으로 아직 프라이싱일에 납입되는 일은 흔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성장도 쑥…인프라 구축 박차
디지털채권은 글로벌 시장에서 실험을 넘어 안착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유럽금융시장협회(AFME)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디지털채권(DLT fixed income) 발행 규모는 48억유로(약 8조3천억원)로, 전년(32억5천만유로) 대비 48% 늘었다.
출처 : 유럽금융시장협회(AFME)
이중 아시아 발행사가 찍은 규모는 38억유로로, 전체 발행량의 78%에 해당했다. 아시아의 경우 홍콩 정부의 대규모 발행 등이 성장을 뒷받침했다.
유럽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DLT 테스트 종료의 영향으로 2024년 대비 지난해 발행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지난 2월 영국 재무부가 디지털국채(DIGIT) 발행을 위한 플랫폼을 선정하는 등 관련 움직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채권의 발행물이 속속 등장하곤 있지만 아직 갈길이 먼 영역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경우 투명성과 효율성이 강조된다는 이점이 있지만 아직은 파편화된 플랫폼과 실시간 현금 결제 시스템의 한계 등으로 디지털채권의 장점이 온전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각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 등으로 디지털화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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