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은 상황' 현재 손해보험업계의 속내다.
손보업계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차량 5부제 보험료 할인 특약을 내놨다. 당정(더불어민주당·정부)이 함께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비하면서 가계 부담도 줄이는 발 빠른 공익적 행보로 비친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겪고 있는 손보업계의 '가슴앓이'가 고스란히 읽힌다.
불과 올해 초, 손보사들은 5년 만에 자동차보험료를 1.3~1.4% 올렸다. 누적된 보험료 인하 효과와 치솟는 정비 수가 및 부품비 등을 감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었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 7천80억원 규모의 적자를 봤다.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5%로 전년보다 3.7%포인트(p) 올랐다.
올해 1분기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단순평균 손해율도 85.2%로 손익분기점(80%)을 웃돈 수준이다.
손보업계는 1분기 자동차보험 적자 폭이 1천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적자 폭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상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다시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약을 내놓으면서 효과가 무력화됐다. 업계에서는 차량 5부제 특약으로 연간 2%의 보험료를 할인하면 보험료 감소 규모는 연간 2천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에서 보험료 인하만 이뤄지고 있어 자동차보험은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인식만 강해지고 있다.
이에 손해율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상환자 8주룰' 도입 등은 제자리걸음이다. 8주룰은 교통사고로 12~14급 경상을 입은 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요구할 경우, 진단서 등 추가 자료를 제출해 치료 필요성을 확인받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과잉진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한의사·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도입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험사가 공익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는 것은 박수받을 일이다.
하지만 기업의 기초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밀어붙이는 '전시성 정책'은 결국 보험 서비스 질 저하와 함께 추후 급격한 보험료 인상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보험료 할인은 일사천리로 이뤄지면서 손해율 개선을 위한 제도 도입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
정부와 업계는 생색내기식 보험료 할인보다는, 자동차보험 시장의 비정상적인 손해율 구조를 바로잡을 근본적인 해법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중동상황 경제 대응 특별위원회 주최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차량5부제 관련 자동차보험료 할인 방안 발표' 행사에서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회장이 할인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정종표 DB 손해보험 대표이사, 이병래 손해보험협회 회장, 신진창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구본욱 KB 손해보험 대표이사,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이사,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2026.4.27 scoop@yna.co.kr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