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8천억 상장 전 지분투자 받아
IPO 불확실성 속 현금 보상하기로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SK㈜와 SK에코플랜트가 SK에코플랜트 주식 1조500억원어치를 투자자들로부터 되사기로 했다. 4년 전 주식을 사들이며 SK에코플랜트 상장을 통한 자금 회수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직접 현금을 정산해준 것이다. 회계 이슈로 인한 과징금과 중복상장 규제 기조가 SK에코플랜트 상장을 가로막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SK㈜·에코플랜트, FI에 1조500억원 보상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SK㈜ 이사회는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SK에코플랜트 보통주 265만7천801주와 전환우선주 31만5천386주를 장외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거래 규모는 총 3천985억566만5천286원 규모로, 보통주와 전환주가 각각 2천억원 정도다.
같은 날 SK에코플랜트 이사회는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했다. 2022년에 발행한 전환우선주 약 133만주 중 모회사 SK㈜가 취득하기로 한 물량을 제외한 잔여분(6천500억원)을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되산다.
SK에코플랜트 재무적 투자자인 프리미어파트너스·이음PE·큐캐피탈·산업은행PE·유진PE·브레인자산운용·파인밸류자산운용 등은 지난 2022년에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단행했다. 당시 이들은 6천억원 규모 전환우선주와 2천억원 규모 보통주(구주)에 투자하며 2026년 7월 상장을 약속받았다.
◇회계처리 이슈·중복상장 규제로 IPO 무산
상장 약속 실행은 회계이슈와 중복상장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SK에코플랜트는 2022~2023년 미국 자회사 매출액을 과대 계상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과징금 54억1천만원을 부과받았다.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3개 사업연도 감사보고서 회계 감리 결과 과징금을 부과받은 기업의 상장을 거부해야 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 규정 때문에 예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올해 1월까지 신청해야 했던 예비 심사 청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재무적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중복상장(모자회사 동시상장) 규제를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지난 16일 발표한 중복상장 제도 개편 방안에 따르면 거래소 상장 세칙에 '중복상장 심사 특례'가 새로 만들어져 질적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 대상은 지배회사의 실질적인 지배를 받는 종속회사 또는 동일 기업집단의 계열회사로서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회사다. SK㈜의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은 70%에 가깝다.
상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SK㈜와 SK에코플랜트는 현금 상환을 통한 자금회수를 투자자들과 합의했다. 4년 전 계약에는 올해 1월 21일까지 예비 심사를 청구하고, 7월 21일까지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상환하겠다는 약속을 어길 경우 보장 연수익률을 5%에서 12%까지 올리는 조건이 붙었는데, 양측은 적정한 수준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투자금 8천억원을 1조500억원으로 보상하게 된 배경이다.
◇신사업 키우며 다시 상장 도전할 수도
일각에선 SK에코플랜트 상장이 언젠가는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에 반도체 자회사를 흡수합병시키며 기업공개(IPO)를 위한 밑그림을 그려왔다. SK에코플랜트는 2024년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한 데 이어, 2025년에는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개사를 품었다.
반도체 밸류체인에 올라탄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 매출 영향으로 반도체 소재·가스 및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의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연결 기준 2025년 매출은 12조1천916억원으로 2024년 8조 7천346억원 대비 4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25년 3천159억원으로 전년 2천261억원 대비 40% 급증했다.
SK㈜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역량을 증명해 온 반도체 생산시설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부문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했고,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과 자원 순환까지 아우르며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SK에코플랜트는 AI 인프라 설루션 공급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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