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140달러 이상의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을 메워온 비축유 방출 등의 효과가 5월부터 사라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유 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차질이 나타날 것"이라며 "정제 마진은 전쟁 이전의 정상 수준까지 하락하고, 원유는 정제 마진 하락폭만큼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9주차에 접어들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두 달 이상 지속됐지만,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120달러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반면 일부 정유 제품 가격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은 세계 수요의 10%가량 감소했지만, 그 충격은 IEA 비축유 4억배럴 방출과 전쟁 직전 해협을 떠난 유조선 적재 원유 2억~3억배럴로 메워졌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문제는 5월 이후다.
이 연구원은 "5월부터는 정유 설비 가동 차질보다 원유 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차질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충격을 메워온 비축유가 소진되는 데다, 원유 잉여 생산 설비도 바닥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IEA 4월 보고서에 따르면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대체)의 원유 잉여 생산 설비는 전쟁 이전 360만BPD(Barrels Per Day·하루 원유 생산량)에 달했으나 현재는 사상 최저치인 32만BPD까지 감소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잉여 설비가 집중돼 있던 데다 우크라이나의 대러 드론 공격으로 유전과 원유 수출 터미널 가동까지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이 연구원은 "미국 등 다른 지역에서 원유 생산을 늘리려 해도 최소 3~6개월이 필요하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잉여 설비는 없다"고 짚었다.
이에 원유 공급 차질이 본격화되면 사상 최고 수준까지 부풀었던 정제 마진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그만큼 원유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정유사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정제 마진을 일부 포기해서라도 원유 매입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원유 가격이 현재보다 배럴당 최소 20~30달러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연구원은 "이란 전쟁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도 중동 석유 생산량이 80%까지 회복되는 데 최소 8~10주가 걸린다"며 "고유가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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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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