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채권 규제 강화 가능성"…"해외 대주단 담보권 실행이 회수율 변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우량 등급 리츠의 4천억 원대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증권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질지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권시장은 차분한 분위기지만, 고금리와 우량 등급을 미끼로 리츠 채권을 쓸어 담은 개인 투자자(리테일)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번 디폴트 사태는 지난 27일 만기가 돌아온 400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막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장의 단기 빚을 갚지 못해 회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앞으로 갚아야 할 회사채(약 3천390억 원) 등 4천억 원 규모의 전체 시장성 차입금마저 연쇄적으로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크레딧 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크레딧 팀장은 "최근 풍부한 단기자금을 바탕으로 단기금리인 CP금리가 낮다는 점은 과거 레고랜드 사태와는 다른 상황"이라며 "단기자금으로 운용하고 있는 7조 원과 추가 캐피탈콜 9조 원을 감안하면 약 16조 원의 자금이 즉시 투입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 안정화 대책이 파급을 차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반 기업의 펀더멘털 문제가 아닌, 부동산투자회사(리츠) 특유의 자금 수급 불일치에서 비롯된 이례적 이벤트라는 평가다.
이번 사태의 유탄을 개미가 고스란히 맞게 됐다는 점은 문제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앞세워 증권사 리테일 채널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대거 판매됐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라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며 "판매기관의 불완전·불공정판매 이슈로 와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향후 리츠 채권 발행과 판매 절차에 대한 당국의 현미경 규제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디폴트가 자산가치 전액 상실이 아닌 캐시 트랩(자금동결)이라는 엄격한 대출 약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하락하면서 대주단이 제시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1%로 치솟았고, 약정 기준인 52.5%를 초과하자 임대료 수익이 모두 대주단 계좌로 묶여버렸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자산 매각 없이도 약 13개월 치 임대료만 모으면 LTV 비율을 맞출 수 있었지만, 당장 막아야 할 수백억 원의 전단채 차환에 실패하며 이른바 흑자 부도 성격의 덫에 빠진 셈이다.
이제 투자자들의 눈은 해외 선순위 대주단의 입으로 쏠려 있다.
회사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해 법정관리 전 채권단 워크아웃을 노리고 있지만, 키를 쥔 것은 담보권을 보유한 해외 대주단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어떤 형식의 구조조정 방식을 취하는지와 별개로 해외 대주단의 담보권 실행 여부가 무담보 채권자(국내 투자자)들의 회수율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원금 회수가 1차 목적인 해외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조항을 근거로 헐값 매각을 강행할 경우, 후순위 무담보 채권자인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홈페이지]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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