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진행한 채권 입찰을 두고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입찰 시간 마감 이후 일부 응찰 기관에 금리를 다시 제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경쟁입찰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전일 진행한 3년물 채권 입찰에서 1천600억원을 민평금리보다 1bp 낮은 수준에서 낙찰했다.
도로공사의 우수한 신용등급과 크레디트물 유통시장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입찰이 호조를 보인 점은 이상하지 않다.
문제는 도공 관계자가 입찰 마감 시한 이후 응찰자에 연락해 금리를 수정해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는 점이다.
도공 관계자는 '언더1'로 발행할 것이라며 응찰 기관에 '파'로 제출했던 금리를 '언더1'로 수정해서 다시 제출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서면 입찰 마감 시한인 오전 10시 이후, 사실상 흥정을 통해 낙찰금리를 낮춘 셈이다.
도공 등 공기업의 이러한 입찰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이럴 거면 입찰을 왜 하나 싶다"며 "일부 입찰 참여자에게만 원하는 금리를 알려주고 수정을 요청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희망 금리를 제시한 후 반응을 보고선 발행 규모를 조정하는 건 시장 관행이지만, 입찰을 마감한 후 조정하는 건 이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서면 입찰 제도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자 입찰로 진행됐다면 시스템상 수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이다.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허술한 서면 입찰 제도를 악용한 행태 같다"며 "팩스에도 수신 시간이 찍히는데 입찰 마감 후 금리를 조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는 "도로공사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들도 비슷한 행태가 많다"며 "공정한 가격 형성을 위한 입찰 제도가 유명무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공 관계자는 "최초 조달 금액보다 증액이 필요해 채권 발행 비용 절감을 위해 취한 조치였다"며 "동일 조건으로 참여한 모든 증권사에 금리 조정 가능 여부를 확인했고, 동의한 경우에만 상호 합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일 여러 채권시장 참가자가 전한 상황과 다소 엇갈리는 부분이다.
이어 "공사 입장에서 서면 입찰 방식이 변동성이 큰 채권 시장에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고, 시스템 입찰 시 발생하는 수수료 절감이 가능해 유리하다"며 "시스템 입찰 방식 도입에 대해서는 현재 정해진 바 없지만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입찰 제도의 취지가 절차의 공정성 확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입찰 마감 시간 이후 흥정 행태를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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