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발행어음 자금 '코스닥 벤처펀드'로 대거 유입
CB 무분별 증액 발행…'묻지마식 투자' 주의 목소리도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메자닌 발행에 나서는 코스닥 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환사채(CB)를 중심으로 당초 계획보다 조달 규모를 키우는 '증액 발행'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권을 보유한 대형 증권사들이 코스닥 벤처펀드(이하 코벤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면서 시장 유동성을 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CB 발행을 마친 에이디테크놀로지[200710]는 발행 규모를 기존 1천억 원에서 1천300억 원으로 전격 증액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투자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가 확대하면서 300억 원 규모의 추가 조달이 이뤄졌다.
항노화 죽염 기업으로 알려진 인산가[277410] 역시 이날 110억원 규모 CB 발행을 마무리한다. SK증권이 주관을 맡아 100억원 규모로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기관 수요가 몰리면서 텀싯(Term Sheet)에 기재된 모집 금액보다 10% 증액된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 발행어음 자금이 코벤펀드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 메자닌 시장이 발행사 우위의 '셀러 마켓'으로 재편됐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벤처 투자 등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도록 유도하면서 증권사들이 코벤펀드를 주요 투자처로 낙점한 덕분이다.
발행어음 규모는 지난해 말 51조3천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54조4천억 원으로 3조원 이상 증가했다. 향후 발행어음 인가 자격을 획득하는 증권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규모는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 자금이 코벤펀드로 이동하면서 에이원자산운용과 GVA자산운용 등 메자닌 시장의 전통적인 '큰 손'뿐 아니라, 최근 자금력을 확보한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가세하며 메자닌 증액 발행을 이끌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초대형 IB들이 발행어음으로 모집한 자금을 코벤펀드에 적극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하면서 펀드 내 현금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증시 활황과 맞물려 메자닌 신규 물량을 담고자 하는 운용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자닌 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코벤펀드의 자산 구성 요건(벤처기업 신규 메자닌 15% 이상)을 채우기 위한 '묻지마식 투자'가 성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을 피하기 위한 한계기업들이 메자닌을 '최후의 보루'로 활용하며 잔존일을 연장하는 부작용도 거론된다.
자본잠식 등 위기에 처한 기업들이 메자닌으로 급전을 마련해 착시효과를 일으킬 경우 추후 주식 전환 시 대규모 물량 출회(오버행)로 인한 일반 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이라는 순기능 뒤에 숨은 부실 위험을 경계하고, 운용사들의 보다 면밀한 선별 투자 능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코벤펀드의 유동성 증가는 분명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운용사 간 경쟁이 붙으며 실사(Due Diligence)가 느슨해지는 모습도 보인다"면서 "시장의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 만큼, 기업의 상환 능력과 성장성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선별적 투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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