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장직 종료 이후에도 이사회에 잔류하기로 한 결정이 차기 의장 케빈 워시를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 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표면적으로는 전례가 드문 '전직 의장의 잔류'라는 점에서 권력 충돌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역할 분담을 통해 오히려 워시 체제 안착을 돕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다.
29일(현지시간) CNBC는 논평을 통해 "파월 의장의 잔류는 사실상 트럼프 관련 분쟁을 워시 지명자로부터 분리하는 효과를 낸다"며 파월 의장의 잔류가 정치적 부담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부터 연준의 금리 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고, 조기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측 인사들은 연준 운영 방식에 대한 강한 개입 의지를 드러내며, '그림자 의장' 구상이나 지역 연은 총재 교체 등 다양한 방안을 거론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이사회에 남아 트럼프 관련 갈등을 사실상 전담할 경우, 워시 지명자는 정책 운영에 집중하면서도 정치적 충돌의 전면에 서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파월 의장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잔류 목적을 연준의 독립성 수호에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을 상대로 제기해온 법적·정치적 압박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이에 대응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또 "그림자 의장이 될 생각은 없다"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의장은 언제나 한 명뿐"이라며 차기 의장의 권위를 존중하겠다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잔류는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최근 파월이 관련 법적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사회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해당 사안은 수개월 이상 이어질 수 있다.
매체는 따라서 파월 의장의 잔류가 워시 지명자의 연준 개혁에 방해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시 지명자는 이미 연준 정책 체제 전환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며 연준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포워드 가이던스 축소, 금리 정책 재조정, 지역 연은 구조 개편 등 다양한 개혁 과제가 거론된다.
여기에는 파월 의장이 진행하던 기자회견을 없애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워시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과 같이 기자회견을 계속할지에 대한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개혁에 대한 부분에서는 워시 지명자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최근 회의에서 드러난 금리 경로 이견과 관련해서도 "워시는 그 일을 매우 잘 해낼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다"며 차기 의장의 합의 형성 능력에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연준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특히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전면 교체하는 방안에 대해 "통화정책 독립성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까지 워시 지명자 역시 인사 교체보다는 정책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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