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에 거취 입장 담아와…"법무부 수사 재개 가능성 남았다" 잔류 명분으로
"연준 독립성 위험에 처해 있다" 주저없이 답변…워시에는 "존중할 것" 배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사법 수사로까지 확대된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모두발언에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담아 발표함으로써 마지막 기자회견을 빌려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이 내달 15일 의장 임기 종료 후에도 이사직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명분은 연방검찰의 사법 수사가 완전히 끝나진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는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이 지난주 연준에 대한 수사를 종료한다고 발표한 점을 환영하면서도 "그녀는 수사를 재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점도 언급했다"고 상기시켰다.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이 연준 감찰관에 의해 입증될 경우 수사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이 수사가 투명하고 최종적으로 제대로 진정 끝날 때까지(well and truly over, with transparency and finality) 이사회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해왔으며, 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연준 감찰관의 조사로 인해 의혹이 해명되고, 법무부의 수사 재개 가능성도 아예 없어져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는 맞대응을 피해 왔지만, 사법수사에 있어서 만큼은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는 점을 직접 거론하며 결기 있게 맞서왔다.
그는 법무부의 소환장 발부 이후 지난 1월 11일 공개한 동영상 메시지에서는 "형사 고발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공익에 가장 도움을 줄 것이라는 자체 판단에 따라 금리를 설정하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면서 개보수 비용은 "구실일 뿐"이라고 직격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결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사법 수사는 차원이 다르다는 견해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나는 (금리 결정과 관련된) 그런 비판이 문제라고 시사한 적은 전혀 없다"면서도 "행정부에 의한 이런 법적 조치는 연준 113년의 역사에서 전례가 없으며, 이런 조치가 추가될 것이라는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발언은 파월 의장이 단상 위 서류를 내려다보며 읽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이 역시 사전 준비가 있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자신이 의장으로 취임했을 때만큼 연준의 독립성이 강하냐는 질문에는 "그것(독립성)이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저 없이 답했다.
파월 의장은 반면 차기 의장 취임이 거의 확실해진 케빈 워시에 대해서는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모로 배려심을 드러냈다.
그는 워시가 이날 앞서 상원 은행위원회 표결을 통과한 데 대해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는 한편으로 "이것은 중요한 진전이며, 앞으로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성공을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아울러 자신은 "이사로서 낮은 자세(low profile)를 유지할 계획"이라면서 "연준 이사회 의장은 언제나 단 한 명뿐이다. 케빈 워시가 인준을 받고 선서하면, 그가 의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의장 출신 이사인 자신에게 느낄 수 있는 차기 의장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그림자 의장'(shadow chair) 역할에 대해서는 "그건 내가 절대 안 할 것이다"라면서 "나는 의장을 존중할 것"이라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모두발언에서부터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FOMC 기자회견이라고 밝힌 파월 의장은 "여러분 모두 정말 고맙다"는 말로 질의응답을 마쳤다. 단상을 벗어나면서는 "다음번엔 여러분을 못 볼 것"이라는 한마디를 보탬으로써 기자단의 웃음을 자아냈다.
sjkim@yna.co.kr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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