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인포맥스]
삼성증권, 발행어음 인가 심사 중 '중단'
메리츠증권은 증선위에도 못 올라
제재 불확실성이 발목…'사임 카드'까지 인가 총력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가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삼성증권 발행어음 인가 심사 중단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에 대한 금융위의 인가 심사는 잠정 중단됐다.
당초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안은 지난 8일과 9일 각각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조건부 승인)와 안건소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사실상 정례회의 최종 의결만 남겨둔 상태였다. 통상 안건소위를 넘으면 인가 절차의 대부분을 마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거점점포 수시검사의 제재 안이 건의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금융위는 향후 증선위에서 제재 수위를 확정한 뒤 인가 심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은 중징계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증선위 직전 단계인 금감원 제재심에서는 회사의 전현직 임원 상당수를 경징계로 조정했으나, 기관과 일부 전직 임원에 대해선 중징계 결정을 유지했다. 발행어음업은 기관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인가 획득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기관 제재 수위가 경징계로 감경될 경우 금융위 정례회의만 거치면 인가를 획득할 수 있다.
증선위에서는 제재 수위 확정을 위해 한두 차례 더 논의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증선위에서 삼성증권 수시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지만 '보류' 결정을 내렸다.
메리츠증권은 상황이 더 녹록지 않다. 아직 심사 안건으로조차 다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회사는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불공정거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이와 별개로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올 1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메리츠화재와의 합병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악용한 임직원의 선행매매 의혹이 확인되면서다.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선 금융투자업 인가 시 기관이나 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형사소송이나 당국의 조사·검사가 진행 중인 경우 해당 절차가 끝날 때까지 심사를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금감원의 거점·영업 점포 검사를 받은 점도 제재 변수다.
이 가운데 검찰 수사 사안들의 경우 금융당국의 수완으로 심사 절차를 관리하기 어렵다. 또 주가조작 의혹이 포함된 만큼 '불공정거래' 엄단 기조를 강조해 온 금융당국도 엄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메리츠증권은 조건부 승인 카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결격 사유를 해소하려면 향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회사로서는 그때까지 발행어음업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김 부회장은 발행어음업 조건부 승인을 전제로 금융당국에 '향후 1심 판결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사임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발행어음업 인가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각각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금융위 출신을 대관(對官) 담당 임원으로 영입한 바 있다. 대관이란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회사가 정부 등 관(官)을 상대로 벌이는 전략적 활동이다. 다만 변수들이 잇따르면서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 200% 한도로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중 일부는 벤처와 스타트업 등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지난해 말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잇따라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서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출발부터 4개월여의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최근 발행어음과 IMA 인가를 새로 획득한 증권사 중 첫 상품 출시가 가장 빨랐던 건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17일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뒤 17영업일 만인 올 1월9일 첫 발행어음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서 키움증권(19영업일)과 한국투자증권(21영업일), 미래에셋증권(23영업일), 신한투자증권(38영업일) 순이다.
2017년 발행어음 제도 출범에 이어 지난해부터 IMA가 출시되면서 증권가 자금 조달은 본격화했다. 발행어음은 2020년 말 15조6천억원에서 올 3월 말 기준 54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5년 사이 약 3.5배 불어난 셈이다. IMA도 지난해 말 1조2천억원에서 지난달 말 2.8조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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