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트로픽 등 대형 IT 기업의 상장을 앞두고 이 기업의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들이 '대리주(Proxy)' 역할을 하며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빅테크를 대표하는 '매그니피센트 7'이 향후 '매그니피센트 10'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투자자들은 소수의 거대 테크 기업과 그 수장들의 행보에 운명을 거는 '금융 실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 스페이스X, 테슬라·알파벳 실적까지 좌우
스페이스X의 상장은 단순한 기업의 등장을 넘어 공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화성 착륙'급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아직 비상장사임에도 이미 공모 시장의 규칙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스닥은 스페이스X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인덱스 편입 규칙까지 수정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NAS:TSLA)는 스페이스X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유한다.
일부에선 테슬라의 로봇인 옵티머스와 xAI의 뇌인 그록이 합쳐진 '머스크 주식회사'의 탄생을 점치기도 한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NAS:GOOGL)은 스페이스X 지분 6%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알파벳 세전 이익의 거의 절반이 스페이스X를 포함한 비상장 주식의 가치 상승에서 발생했다.
한국 증시에서도 미래에셋증권 등 스페이스X에 초기 투자한 금융사들의 주가가 머스크 테마에 엮여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조금이라도 묻어 있으면 뛴다"…변질된 투자 시장
스페이스X 지분을 조금이라도 확보한 소규모 기업들은 본업과 상관없이 투기적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의 가구업체 엑스맥스(NAS:XWIN)나 항공 서비스 업체 Jet.ai(NAS:JTAI)등은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V) 지분을 사들였다는 이유만으로 기업가치가 실제 매출의 수십 배로 폭등했다.
폴리마켓 등 예측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상장일과 시가총액, 머스크의 화성 도달 여부를 두고 거액의 판돈이 오가고 있다.
화상회의 업체 줌 커뮤니케이션스(NAS:ZM)은 소프트웨어 섹터의 부진 속에서도 앤트로픽 지분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하락장을 피했다.
오픈AI에 대규모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오픈AI가 최근 실적 목표에 미달했다는 소식에 10% 급락했다.
◇ 소수의 거물과 수많은 도박사…미국 자본주의의 실험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 자본주의가 기이한 실험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상장 기업 수는 1990년대 이후 계속 줄어들고 소수의 거대 기업으로 이익이 집중되는 반면 이들에 투자하는 ETF 등은 상장사 개수보다 많아질 정도로 늘어났다. 시장은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등 같은 소수의 천재 경영자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익명의 투자자들은 그들의 그림자에 베팅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상장이 마무리되면 투자자들은 처음으로 전체 시장을 지탱해 온 AI 기술의 '약속'을 증명할 감사된 재무제표를 마주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시장의 기대가 실체였는지를 증명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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