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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퇴근 후 온 '귀빈'과 장중 '불청객'

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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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4일 서울 채권시장은 뒤늦게 확인한 세계국채지수(WGBI) 유입 자금과 국제유가 하락 소식을 소화하며 장 초반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인은 전 거래일(4월 30일) 국채를 2조6천614억원 사들였다. 장중 집계보다 1조원 넘게 많은 수준으로, 장 마감 후 거래가 대거 반영됐다. 전 거래일 국제유가가 반락했고 협상 기대가 이어진 점도 우호적 재료로 볼 수 있다.

주말 간 협상 기대는 다소 낮아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과 관련해 "모든 것을 검토해봤는데 이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고립된 선박에 대한 구조 작업이 미칠 영향도 주시할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에 "만약 어떤 방식으로든 이 인도적 과정이 방해받게 된다면, 그러한 방해 행위는 유감스럽게도 강력하게 대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일본 금융시장은 '녹색의 날'을 맞아 휴장한다. 다음 날 새벽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시장이 매파 소수의견에 놀란 상황에서 집행부와 가까운 윌리엄스 총재 발언에 다소 안도할 여지도 있다. 공급발(發) 충격에도 중기적 시계에서 기조적 인플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식의 원론적 발언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급상으로는 이날 국고채 2년물 입찰과 바로 다음 거래일(6일)로 다가온 국고채 30년물 입찰 부담감이 지속해서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지난달 말 유입된 WGBI 자금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 압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전 거래일 30년물 금리가 9.5bp 급등한 점도 기댈 구석이다.

지난달 30일 외국인 등 채권 거래 현황

연합인포맥스

◇ 역대급 3년 국채선물 매도 쌓아놓은 外人

외국인이 지난주 팔아치운 3년 국채선물 규모만 5만5천여계약에 달할 정도로 매도세가 가파르다. WGBI 자금 유입에도 이들이 '팔자' 행진을 지속하면서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펀더멘털상으로 우리나라의 강한 성장세가 1분기에 확인됐고, 인플레 압력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딩 기회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 추세에 따라 거래하는 CTA가 매도 규모를 늘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의 움직임에 국고 3년물 금리는 3.593%로, 다시 3.60%대를 앞두고 있다. 전고점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이들이 더 매도세를 이어갈지 고민이 든다.

지난달 20~21일만 해도 이들은 대거 국채선물을 사들이기도 했다. 당시 종전 기대감에 반응한 것으로 보이는데, 1분기 GDP 지표 발표 후 버텨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GDP 발표 후에는 거센 매도세로 전환했다.

당시 이들을 움직인 동력을 종전 기대라 보면 주말 간 뉴스 헤드라인이 그 정도 기대를 되살릴 수준인지 고민이 된다. 유가 하락에 반응했던 것이라면 기대감이 다시 커질 여지가 있다.

다만 펀더멘털상으론 우리나라 4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다음 거래일인 6일 공개된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추가 매도세를 이끌 수 있다. 5일 예정된 호주중앙은행(RBA) 금리 결정도 결로 보면 매파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 3년 국채선물 추이

연합인포맥스

◇ 2021년의 금리 인상 빌드업 시사점

통화정책 관련 신호도 장중 주시할 부분이다. 지난달 의사록 공개를 시작으로 금리 인상 논의는 금통위 테이블에 올랐다고 판단한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달 회의에서 "그동안 통화정책은 성장과 금융안정이라는 고려 요인이 공존하는 가운데, 지난해 전반기까지는 경기회복, 이후 올 연초까지는 금융안정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 당분간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초점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향후 '인상 빌드업'이 질서 있게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다면 지난 2021년 상황도 유념할만하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30일 오전 9시50분 송고한 '[한은은 지금] 유독 주목되는 76주년 창립기념사' 기사 참조)

당시엔 5월 회의에서 통화정책 방향 성명서 문구가 다소 매파적으로 바뀌었다. 금통위는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 불균형 누적에 보다 유의할 것이다"고 명시했다. 이전 문구인 '유의할 것이다'에서 '보다'를 넣어 메시지 강도를 끌어 올렸다.

주목할 부분은 6월12일 한국은행의 창립기념일을 소통 수단으로 잘 활용했다는 점이다. 당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리를 조만간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사실을 공표한 셈이다. 이후 회의인 7월 금통위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고, 8월엔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현재 5월 금통위를 앞둔 상황에서 한은의 빌드업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어떻게 진행될지도 그려볼 부분이다. 과거 사례로 보면 신호가 한 방향을 향하며 강도가 점점 세진다면 그 신호에 더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 반가운 손님인 'WGBI 자금'뿐만 아니라 초대하지 않은 손님인 '인상 빌드업'이 찾아오는 형국이 펼쳐질 수 있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통화정책회의 일정

한국은행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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