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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대 한은 부총재 "5월 금통위서 금리 인상 시그널 가능성 있다"

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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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부 대응 포함해도 상당한 상방 압력"

"1,470~80원대 최근 달러-원 환율, 문제 있는 수준 아니지만 펀더멘털 고려하면 과거에 비해 높아"

"MSCI 편입과 원화 국제화, 필요충분조건 아냐"

(사마르칸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최신 물가 및 성장 경로를 확인한 결과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인상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의 경우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을 감안해도 상당한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찾은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까지 이어진 금리 인하 사이클은 외부적 충격과 경제여건에 따라 금리 인상 사이클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개인적 견해"라고 언급했다.

◇ 경기보다 물가에 더 부정적 측면…5월 점도표 눈높이 상방 가능성

유 부총재는 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방 및 경기 하방 등의 양방향의 리스크 우려가 상존해왔는데, 이가운데 최근 경기가 우려보다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 부총재는 "작년 말까지는 금통위 전반적으로 한 번 더 인하하고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해도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는데, 올해 여러 상황이 바뀌고 특히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고민이 커졌다"며 "이란 전쟁으로 인한 오일 쇼크는 물가를 올리고 경기는 나쁘게 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좀 더 확인해봐야겠다는 스탠스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느닷없이 반도체 사이클이 굉장히 강하게 나오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좋아지고, 정부 부양책으로 소비심리도 크게 회복했다"며 "경기가 애초 우려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2월 대비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며, 물가 상승률 전망치의 경우 그보다 더 높아질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월 경제전망의 경제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0%, 2.2%였다.

유 부총재는 "4월 금통위 당시에는 중동 전쟁 직후 통방이어서 성장 하방 및 물가 상방을 모두 고려하면서 금리를 동결했다"며 "4월 이후에는 지금까지 상황을 감안하면 경기보다는 물가에 부정적 측면이 더 강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는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등을 통해 대응을 해오고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가 대응해서 물가를 눌러주고 있지만 그래도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인식을 반영해 금통위원들의 6개월 후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의 경우도 이전 대비 전반적으로 눈높이가 높아질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5월 금통위에서 공개될 점도표는 11월 금통위까지의 금리 전망을 포함한다.

유 부총재는 "5월 점도표는 2월 점도표 대비 상단 혹은 평균 분포가 전반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다"며 "다만 확률분포를 보는 시각에 따라 상단의 레벨이 더 높은 것이 중요한지 혹은 평균이 더 높아진 것이 중요한지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평균값 및 중위값에 더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나 싶다"며 금통위원들이 다수결로 금리를 결정하다 보니 극단값보다는 많이 몰려있는 중간값에 의미를 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이번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 기간은 이전 대비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 부총재는 "지금 반도체 경기가 좋아서 성장률이 높은 것인데, 반도체가 꺾이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며 "반도체 경기 호조로 인한 국내 소비, 건설투자 등에 대한 낙수효과도 그리 크지 않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반도체 사이클은 기존 사이클보다도 상당히 길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다소 하면서 걱정의 정도가 줄었다"며 "이번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기 전에 어느 정도 기간이 되다 보니 그 기간 안에 경기를 부양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만과 우리나라 간의 1분기 경제성장률 비교 등에 대해서는 TSMC만이 이끌어가는 대만 경제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등 굵직한 산업이 즐비한 우리나라 경제가 1대 1 비교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69%로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3.6%) 대비 4배 수준으로 높았다.

유 부총재는 "대만은 산업 구조가 TSMC 하나에 몰려있고, 우리나라는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석유화학, 조선, 철강 등 더 다양하다"며 "대만과 비교해서는 안 되고 우리나라 성장률은 가히 놀랄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내년 잠재성장률을 1.57%로 전망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은이 추정하는 잠재성장률과 차이가 있으며, 그 정도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한은에서 추정한 수치는 2% 밑으로 소폭 내려가는 정도이며, 그 부근에서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DB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진행하는 유상대 한은 부총재

◇ 최근 환율, 문제 있지 않지만 과거 비해 높아…원화 국제화-MSCI '필요충분' 아냐

최근의 1,470~80원대 달러-원 환율에 대해서는 크게 과도하거나 문제가 있는 레벨은 아니라면서도, 펀더멘탈을 고려하면 과거에 비해서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1,470~80원대 환율은 시장에서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 것 같다"며 "환율이 높을 때는 외화유동성 악화, 자본 유출 등의 우려가 나올 수 있는데, 현재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제부터 사마르칸트에서 국제회의를 하면서 만난 주요국 중앙은행 및 재무부 사람들이 한국은 성장률도 꽤 높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크고 수출도 엄청 호조를 띠고, 물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 왜 이렇게 환율이 높냐는 의문을 품기는 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환율이 과거에 비해서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이 추진하고 있는 원화 국제화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서는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 부총재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원화 국제화가 꼭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며 "MSCI 편입을 추진하려고 하니까 원화 국제화가 필요할 수 있고, 또 원화 국제화를 하다 보면 MSCI 편입이 이뤄지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부총재는 신현송 한은 총재가 원화 국제화를 취임일성으로 꼽고 핵심 과제로 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신 총재가 원화 국제화를 MSCI 편입을 위해 필요충분조건으로 언급한 건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부총재는 "신 총재의 머릿속에 그린 원화 국제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가 좀 더 많이 쓰이고 오픈된 환경이 마련되면서, 원화가 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측면인 것 같다"며 "그와 MSCI 편입이 맞물리는 상황인 건데, 당연히 동시에 간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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