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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박 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중동전쟁만 보면 韓 성장률 0.9%p 하방 압력"

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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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 호조 제외한 분석…포함시 일부 상쇄 기대

"유가 급등發 2차 효과 발생시 중앙은행 적극 대응 필요…너무 조기 인상하면 투자·성장 위축"

알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마르칸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알버트 박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장기화'의 영향으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9%포인트(p)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이같은 분석에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 영향 등이 제외되어 있어 이를 포함시 일부 상쇄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알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를 갖고 지난주 ADB가 중동 전쟁을 반영해 다양한 경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분석의 핵심은 중동 전쟁의 충격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특히 중동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국제유가가 일정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동 전쟁이 단순한 석유 수송 차질 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 능력 자체를 훼손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실제로 중동 LNG 설비의 약 17%가 타격을 입었으며, 카타르의 라스라판 시설의 경우 6.2% 규모로 피해를 입었다"며 "복구에는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가스 공급에 상당한 공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해 새로운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96달러, 내년의 경우 배럴당 80달러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정 하에서 한국의 성장률은 올해는 약 0.9%p, 내년에는 약 0.5%p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ADB는 지난달 중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9%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분석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의 영향이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반도체 역시 중동산 원자재에 의지하는 만큼,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반도체 호황 효과가 일부 제한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생산에도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자재가 필요하다"며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원자재 중 최대 8가지가 중동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해당 원자재의 공급이 제한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급증한 반도체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렇다면 성장 효과마저 축소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금으로써는 반도체 부문이 연간 전망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오는 7월에 발표될 다음 아시아경제전망(ADO)에서 새로운 전망치를 제시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가운데 이번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진단하면서, 구조적이고 추세적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AI는 일시적인 흐름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자리 잡을 것이며, 한국 역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AI 전략을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AI 투자 과정 중 일부 과잉 투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고 이는 신규 투자와 성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적인 방향성 자체는 계속 확대될 것이며, 한국은 이러한 흐름을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의 2차 효과와 관련해서는 재정 여력이 부족해 소비자 보호가 어려운 국가들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영향이 확인되기 시작할 경우 각국의 중앙은행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생산자들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크게 부담하게 되면,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정부가 가격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거나 보호하는 국가들은 동일한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이러한 영향이 근원 물가나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경우 중앙은행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금리를 너무 조기에 인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너무 조기에 인상할 경우 투자와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한국 경제,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아냐…WGBI 편입으로 수백억달러 자금 유입 기대

중동 전쟁으로 물가 상방과 성장 하방이 동시에 작용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전쟁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이라는 긍정적인 요인도 존재한다"며 "이를 종합하면 한국의 성장세는 여전히 비교적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를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분석에는 물가 상승 요인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도 작용한다고 부연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원유와 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일부 국가보다 더 큰 부담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중동 전쟁이 종료될 경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물가는 점차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한국 국채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수백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이 한국 국채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유로클리어 등을 통한 투자 규모는 사실상 '제로(0)' 수준에서 현재 약 10조원까지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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