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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저 델타를 나누고 싶은 날

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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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6일 서울 채권시장은 국고채 초장기물 입찰과 소비자물가지표를 소화하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휴일 간 가장 관심이 가는 헤드라인은 호르무즈 해협에 있던 우리나라 선박의 화재 소식이다. 미국은 이란에 피격됐다고 언급했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트레이딩 재료로 크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안하지만 명목상 미국과 이란의 휴전도 유지되고 있다.

이날 일본 금융시장은 '헌법 기념일'을 맞아 휴장한다. 장 마감 후에는 ADP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4월에 미국 민간 고용이 12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에는 6만2천명 늘었다.

◇ 입찰 사이클상 가장 부담되는 날…물가 지표도 발표

국고채 입찰 사이클상으로는 가장 부담이 큰 하루다. 이날 국고채 30년물 입찰은 5조원 규모로 진행된다. 지난번 30년물 입찰 당시처럼 외국인이 델타를 적극적으로 받아 간다면 채권시장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공교롭게 이날 4월 소비자물가지표가 공개되는 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 거래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언급에 예방주사를 맞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부진한 심리가 문제다.

네 차례 인상을 선반영한 상황에서도 듀레이션 회피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다만 외국인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전 거래일 3년 국채선물 순매수로 전환했다. 8거래일 만의 순매수다.

커브 움직임도 채권시장의 고무줄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커브는 완만해졌다. 한은의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거나 속도가 빨라지면 경기에 하방 압력은 커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보다 체감적으로는 인상 압력이 덜한 뒤 구간으로 포지션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셈이다. 특히 외국인은 10년 국채선물을 전 거래일 6천400계약이나 사들이면서 델타를 흡수했다.

시장금리 고점이 언제일지가 관건인데, 긴축을 시사하는 순간 또는 인상기 초반을 고점으로 본다면 그간 숏 포지션을 크게 늘려놓은 외국인 투자자의 마음도 편치 않을 수 있다.

외국인 3년 국채선물 일별 거래 현황

연합인포맥스

◇ RBA 금리 올리고 인상 깜빡이 켜놨지만…호주 국채 금리 하락

전일 호주 채권시장 움직임도 눈여겨볼 만하다. RBA는 금리를 세 차례 연속으로 올리면서도 추가 인상 깜빡이를 끄지 않았다. 이번 인상이 마지막이라는 신호를 줄 것으로 본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셈이다.

다만 호주 국채 금리는 RBA 결정이 전해진 이후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2024년 정점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이제 남은 건 경기 둔화란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1명의 위원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낸 점도 강세 요인으로 꼽혔다.

정책금리와 국고채 중단기물 사이에 기간프리미엄을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를 기대 인플레이션이라 본다면 통화당국의 긴축 시사가 일방적 약세 재료가 아닐 수 있다. 무질서한 인플레 우려에 통화당국이 대응하겠다는 의미이고, 향후 인플레가 관리될 것이라는 뜻으로 볼 수 있어서다.

중단기 금리 상승과 관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뉴질랜드도 대략 네 차례 인상 경로를 선반영하며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를 재료 삼은 헤지펀드들의 트레이딩이 주요인일 수 있다. 중단기 채권 공급물량 확대 등 대내 수급 요인도 영향을 줬겠지만, 대외 요인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전일 호주 국채 2년물 금리 추이, 오후 1시30분 RBA 발표 이후 상승했다가 하락

연합인포맥스

◇ 인플레 우려에도 환율에서 찾는 약간의 여유

물가 상황은 채권시장이 네 차례 인상을 선반영할 정도로 녹록지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은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 중반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점차 중동 전쟁 영향이 반영되면서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8월에는 지난해 통신비 감면에 따른 기저효과에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관의 포지션도 금리 레벨에서 오는 자신감이 크지 않은 이유다. 금리 저점 인식에 포지션을 늘린 상황에서 금리가 계속 오름에 따라 손실이 쌓이고,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변동성이 커지고 외국인이 매도(숏) 포지션을 늘린다면 생각보다 충격이 커질 수 있다. 입찰 사이클상 델타가 가장 많이 풀리는 날, 물가 지표를 소화하며 신중한 움직임을 예상하는 배경이다.

다만 휴일 간 흐름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달러-원 환율도 한때 1,500원대를 다녀온 영향인지 최근 낮아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 증시의 상승세가 가팔라진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뉴욕보다 국내 증시에 눈길을 돌린다면 환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환율 상승 요인이 약해질 수 있다. 환율이 안정된다면 중단기 금리에 가해졌던 글로벌 긴축 압력도 줄어드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달러-원 환율(적색)과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청색) 추이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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