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상경·경영대학 동창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위원회 출범 18년 만에 첫 여성 고위공무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이석란 국장이다.
금융위는 지난 2008년 출범 이후 오랜 기간 여성 고위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유리천장'이 두꺼운 부처로 꼽혀 왔다.
금융·자본시장 정책을 다루는 조직 특성상 남성 중심의 인사 구조가 고착화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이 국장의 고위직 진입은 상징성을 넘어 조직 변화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6일 "첫 여성 고위공무원이 배출된 것은 금융위 조직의 변화를 체감하게 하는 큰 계기"라며 "앞으로 제2·3의 여성 고위 공무원이 빠르게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인사는 금융위 내부 기수 문화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이 국장이 속한 행정고시 44회는 오랜 시간 금융위 내에서 '에이스 군단'으로 불리며 조직의 중심축을 형성해왔다.
이동훈 대변인과 강영수 국장을 비롯해 이수영·김연준·남동우·이동엽·진선영 과장과 지금은 민간으로 자리를 옮긴 선욱 메리츠화재 부사장, 김성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손성은 신협중앙회 신용공제사업대표이사까지, 이른바 '거를 타선이 없는 기수'라는 게 주된 평가였다.
이렇다 보니 아래 기수 후배들의 원성이 크다는 우스갯소리도 회자됐다.
주요 정책 라인을 44회 기수가 끌어가다보니 의도치 않게 인사가 적체되며 상대적으로 기수가 가까운 45·46회 후배들이 전면에 나서는 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행시에 합격했던 이 국장 역시 오랜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같은 기수 내에서도 막내이자 유일한 여성으로 꼽히는 이 국장이 고위공무원에 오른 것은 금융위 선후배들에게 더 많은 축하를 받게 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이 국장의 승진은 단순히 개인적 이벤트를 넘어, 기수 내 위계와 조직 문화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국장은 그간 금융위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책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늦어진 승진만큼 서민금융과장과 산업금융과장, 자본시장조사총괄과장 등을 역임하며 금융 정책의 주요 축을 모두 경험했다.
특히 서민금융과 산업금융, 자본시장 조사 업무를 잇는 경력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포용금융·생산적금융·신뢰금융'이라는 3대 금융 전환 기조와 맞닿아 있어 더 의미가 크다.
서민금융과장 시절에는 취약계층 금융 접근성 확대 정책을 다뤘고, 산업금융과장으로서는 기업 구조조정과 성장지원 정책을 담당했다.
이후 자본시장조사총괄과장 재직 당시엔 '불공정거래 = 패가망신' 이라는 시장 질서 확립도 이끌었다.
정책 역량 뿐 아니라 조직 내 평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국장은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으로 후배 직원들 사이에서 '마더 석란'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업무 추진에서는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구성원들과의 소통도 중시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그간 여성 공무원의 약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 인사를 계기로 조직 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 전체적으로도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지만, 구조적으로 금융위는 상대적으로 변화 속도가 더딘 부처로 지적돼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국장은 정책 전문성과 조직 내 신뢰를 모두 갖춘 인사"라며 "44회를 시작으로 후배 여성 공무원들의 약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조직 문화도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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