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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정조준] "부실 책임 정부가 질까"…구조 개혁 딜레마

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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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허동규 한상민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행 신용평가 체계와 금리 구조를 직접 비판하고 나서자 금융권도 불난 호떡집이 됐다. 고신용자 위주의 금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민간 상장사인 은행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관치'라는 평가 함께 벌써부터 부실 책임 소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포용금융 취지 공감하지만…손실 부담은 누가"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난 3일 김 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대부분 포용금융 정책의 연장선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정민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이 건전성 등을 이유로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 금리를 책정하면서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신용평가 모형이 상환 이력이나 소득 수준 등 정량 지표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자금이 고신용자에게 집중되는 구조로 인해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저신용자 대출은 안정적인 상품이라기보다 부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렵다"며 "은행권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줄이면 이들이 불법 사금융이나 대부업 등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는 만큼 일정 수준의 정책적 압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포용금융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대출 확대 압박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메커니즘상 리스크가 큰 중·저신용자 대출은 차주 부실 발생 시 손실을 결국 민간 금융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주문했다면 손실에 따른 비용도 정부가 일정 부분 분담해야지 금융회사에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관계자도 "인터넷은행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당국 방침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며 "정부는 평가 모형 개발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자체 개발을 요구하고, 동시에 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실 상환자를 선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작정 대출을 늘리면 건전성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강제적으로 확대하라고 하기보다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정책은 특정 이용자의 중복 대출과 상환 불능을 야기해 채무조정의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금융 비용을 고신용자가 떠안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출 악용과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압박보다는 대안 신용평가 모형 개발 등을 통해 건전성과 취약계층 지원을 동시에 달성할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 "대안 신용평가가 해법…데이터 확보는 과제"

특히 중·저신용자 지원과 건전성 유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해법으로 대안 신용평가 모형 고도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통해 청년층이나 중·저신용자 등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의 금융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은행 입장에서는 성실 상환자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대안 신용평가 모형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개발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안 신용평가 개발의 한계도 제기된다.

은행권에서는 그간 개인보다는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기업과 소상공인 위주로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왔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평가 시스템부터 금리 체계까지 모두 갈아엎어야 한다고 하면 개별 은행이 결정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것"이라며 "총량관리 규제와 같이 금융위에서 키를 잡고 주도적으로 조치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상품 역시 연소득이나 신용점수 중심으로만 기준을 설정하면 상환 능력이 부족한 차주에게 혜택이 돌아가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소액 결제나 소비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동의 문제가 있어 정교한 모형 구축이 쉽지 않다"며 "금융회사들이 사회공헌이나 금융교육에 쓰는 비용 일부를 신용평가 모형 개발이나 포용금융 연구에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브리핑하는 김용범 정책실장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7 superdoo82@yna.co.kr

dgh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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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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