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이하 KIND)는 올해로 4년째 회사채 수요예측 시장을 찾고 있는 대표 발행사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별도의 증권신고서 제출 및 수요예측 없이 입찰 방식의 간소한 형태로 채권 조달에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KIND의 고단한 조달기는 올해도 계속됐다.
주관사 선정과 기업실사,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8일 4천500억원 규모의 채권 청약 및 납입을 앞두고 있다.
일반적인 공사채가 입찰 공고 후 투자자 모집을 거쳐 곧바로 발행을 마치는 것과 달리, KIND는 발행 준비부터 완료까지 상당한 절차를 거치고 있다.
차이를 만든 건 법적 지위다.
절차상으로도 공사채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119조의 적용 제외 증권에 설립법이 포함돼야 한다.
공기업이 증권신고서 제출 및 수요예측 의무에서 비켜나기 위한 필수 요건인 셈이다.
KIND는 2018년 6월 해외건설촉진법에 따라 설립됐으나 관련 특별법이 해당 조항에 추가되지 않아 매년 일반 회사채에 준하는 방법으로 채권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KIND는 국내 기업의 해외인프라·도시개발사업 지원을 위해 탄생한 터라 수익성보단 정책적 역할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 곳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조달 측면에서는 도리어 공사채의 실질적인 이점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KIND만의 문제는 아니다.
꾸준히 새로운 공기업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해당 조항 개정은 2022년 2월을 끝으로 멈춰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해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수요예측으로 채권 발행에 나서야 했다.
HUG는 전세보증사고와 분양보증사고로 대위변제 규모가 커지면서 자금 수요가 급증했지만, 마찬가지로 설립법이 적용 제외 증권에 포함되지 못한 터라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 채권 조달을 마쳐야 했다.
이들은 정책적 역할 상 자금 집행의 속도가 생명이지만 정작 조달 시장에서는 낡은 규제에 발이 묶여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와 같이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한 달에 가까운 발행 준비 기간이 금리 변동의 리스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비용 측면에서도 비효율을 피할 수 없다.
이는 다시 공기업의 조달 비용 증가 및 국책 사업의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공사채의 경우 불과 며칠이면 발행 절차가 끝나지만 KIND나 허그 등과 같이 법률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한 달까지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는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지만, 관련자들의 관심이 크지 않다 보니 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권부 피혜림 기자)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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