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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리츠감시망] 해외정보 비대칭·실사 리스크…신평사 한계 되풀이

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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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내 신용평가사가 해외 자산을 두고 책임론에 휩싸인 건 이번만이 아니다.

해외 자산의 경우 정보의 한계 및 실사 어려움 등으로 꾸준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와 더불어 관련 체제에 대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 신용등급의 핵심 요소가 됐던 해외 부동산 자산을 두고 현지 실사가 주기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웠던 환경이었다는 후문이다.

첫 등급 평정 당시에는 현지 부동산 자산은 물론 관련 자료에 대한 확인을 진행했으나 이후에는 국내 신용평가사 역시 회사 측이 제시하는 정보와 재무제표 등을 참고해 평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해외 자산은 물리적인 여건 탓에 정보 체득의 한계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행보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LTV 기준 강화를 지나치게 신뢰했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대주단과의 약정을 통해 벨기에 파이낸스센터의 담보인정비율(LTV)을 매년 꾸준히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55% 수준이었던 LTV가 오는 2027년 50%까지 하락하는 방식이었다.

담보 차입금 분할 상환으로 안정성은 강화되는 반면 재무제표상 투자 부동산의 가치 하락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연결 기준 투자부동산의 가치는 2조2천792억원으로, 직전 연도(2조1천521억원) 대비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744억원에서 994억원으로 뛰어올라 유동성 대응력도 보강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분할 상환으로 LTV 기준은 차츰 하락하는 반면 재무제표상 투자 부동산의 공정가치와 임대료 수익은 상승했던 터라 캐시트랩 발생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캐시트랩이 발생하더라도 내부 유보 자금이 있으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자산의 특성을 온전히 감안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신평사의 책임론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태의 경우 유로-원화 환율 상승으로 현지 자산의 공정가치가 커 보이는 착시 현상이 불가피했다.

사실상 신평사가 LTV 하락 계획과 장부상 가치에 매몰돼 실질 자산가치 하락이라는 리스크를 놓쳤던 셈이다.

환헤지 정산금 리스크도 여전하다.

다행히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스와프 은행과의 환헤지 정산금 만기 연장에 합의해 내년 11월 1일까진 관련 유동성 대응 측면에선 한숨 돌렸지만, 환율 변동성을 고려할 때 관련 부채가 늘어날 가능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환헤지 정산금 부채로 인한 가용 현금 잠식과 자산 매각 금액 변화 등을 살피면서 국내 채권자들의 손실 가능성까지 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 자산이라는 한계를 고려해도 기업의 상환 역량을 평정해야 할 신용평가사가 이러한 리스크를 간과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국내 신평사의 해외 자산 평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2018년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사태 당시에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중국의 시장 시스템과 법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과 현지 기업 실사 등의 어려움이 맞물리면서 부실 평정 논란에 휩싸였다.

NICE신용평가를 강타했던 CERCG 사태 후 8년이 흘렀지만, 이번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로 중심에 섰다.

과거엔 해외 기업이라는 한계가 있었다면, 이번엔 국내 리츠가 보유한 해외 자산조차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

해외 자산의 치명적일 리스크를 놓치곤 하는 국내 신평사의 시스템 부재가 또다시 드러난 모습이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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