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WA 격차 속 은행별 포트폴리오 엇갈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KB국민·신한·하나은행이 올 1분기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며 '3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들 은행 간 자산운용 전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저위험 가계대출 중심으로 자본 효율을 극대화한 반면, 신한은행은 공격적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하며 자본 부담 증가를 감수하는 전략을 취했다. 하나은행은 부동산 담보 의존도가 높아 시장 변동성에 가장 민감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 확대와 부동산 쏠림 완화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은행별 포트폴리오 차이가 향후 건전성과 자본 관리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산과 수익이 비슷한 3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원화대출 비율은 각각 65.4%, 71.0%, 66.7%로 집계됐다.
동일한 시중은행임에도 최대 5.6%포인트(p)의 격차가 발생한 것으로, 단순한 건전성 수치를 넘어 자산 배분과 리스크 부담 방식의 차이를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RWA는 차주의 신용도, 담보 종류, 외화 익스포저 등에 따라 가중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대출이라도 자산 구성에 따라 자본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 중심의 자산 확대 전략을 택했다.
기업대출 비중은 57.1%로 가장 높고, 대기업 대출도 1분기 중 6.1% 증가했다. 여기에 외화 익스포저 확대까지 더해지며 RWA 비율은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RWA 대비 원화대출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은 같은 규모의 대출을 운용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본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자산 확대 과정에서 리스크를 함께 끌어안는 구조로 성장과 동시에 자본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는 특징으로 이어진다.
국민은행은 가계 주담대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대출 비중은 48.2%로 가장 높고, 주담대는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RWA 대비 원화대출 비율도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금융 확대보다 주담대 중심 자산 운용에 무게를 두면서 자본 부담은 최소화했지만, 반대로 보면 성장성과 생산적 금융 확대 측면에서는 가장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로도 읽힌다.
하나은행은 부동산 담보 의존도가 두드러진다.
가계·중소기업·소호 대출에서 담보 비중이 80%대를 웃돌고, 부동산 담보가 각각 62%, 69%, 70%를 차지한다.
소호 대출에서도 부동산 임대업 비중이 44.5%에 달해 자금이 특정 자산군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자산 가격 변동이 대출 건전성에 직접 반영되는 특성을 갖는다.
부동산 시장이 하락할 경우 담보 가치와 상환 여력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어 손실 흡수 여력이 빠르게 약해질 수 있는 취약 지점으로 작용한다.
실제 지표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일부 확인된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95.7%로 금융당국 권고치(100%)를 밑돌았다.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 수준이 낮아진 것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최근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정상화 또는 채권 매각에 따른 충당금 환입에 따라 해소될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산 구조 차이는 자본 부담으로 이어진다.
주담대 중심 은행은 낮은 위험가중치를 유지하며 자본 효율을 확보하는 반면, 기업·외화 비중이 높은 은행은 자산 증가와 함께 RWA가 빠르게 확대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담보 의존도가 높은 경우에는 시장 변동에 따라 건전성과 자본 지표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구조도 형성된다.
결국 세 은행의 격차는 같은 규모의 은행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자산을 키우고 자본 부담을 감수할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포트폴리오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RWA 대비 대출 비율은 단순 건전성 지표가 아니라 은행의 영업 방식과 자산 구성, 리스크 성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세 은행의 격차 역시 자산을 어디에 배분하고 어떤 리스크를 감수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촬영 이세원]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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