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큰돈 번 슈퍼개미들, 지금은
천당 혹은 지옥…전·닉이 희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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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누가 개미들이 힘없다고 했을까. 개미들의 대표주자로 슈퍼개미가 있다. 소액의 목돈을 큰돈으로 불린 개인 투자자들이다. 대부분이 매미(펀드매니저 출신 개미)와 애미(애널리스트 출신 개미)다. 이들은 여의도와 강남 모처에 개인 사무실을 차려 전업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들어 유례없는 폭등장을 맞으며 개미들의 왕이라 불리는 이들 역시 양극화를 겪고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톱' 주식을 가진 자는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못 가진 자는 극심한 포모(소외공포)를 느끼고 있다.
7일 강남 지역 오피스텔에서 15년째 전업투자자로 생활하고 있는 슈퍼개미 A씨는 연합인포맥스에 "글로벌 피어그룹(비교군) 대비 국내 반도체주가 여전히 상당한 저평가 구간에 놓였다고 본다"며 "폭락 수준으로 꺾이지 않은 이상 메모리 가격과 전반적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계속 홀딩(보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종목을 일찍이 보유하고 있었다. 평균 매입가 대비 평가 수익률이 300%에 달한다. "워낙 싼 가격에 산 만큼 조정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A씨는 "이미 사뒀다면 언제 팔까 고민하며 불안해하기보다는 축제를 느긋하게 즐기길 바란다"며 "빠른 상승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이격도'(주가가 이동평균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확인하면서, 추세가 꺾일 경우 그때 비중 조절에 나서면 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처음으로 주식을 시작한 B씨는 현재 퇴사를 준비하고 있다. 12년 차 직장인인 B씨는 "조선과 전력기기, 반도체가 주 종목이었는데 현재 누적 순자산이 70억원으로 불어났다"며 "3월의 조정폭을 감안하더라도 상당 부분이 올 들어 벌어들인 돈"이라고 말했다.
B씨는 "주변 가까운 슈퍼개미 중 레버리지를 써서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을 삼전·닉스로 채우고 있던 동료들이 상당하다"며 "최소 1~2년 전에 삼전·닉스를 샀다면 자산이 10배쯤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전·닉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던 자산가로선 동료의 자산 퀀텀 점프를 보며 극심한 포모를 느끼는 게 당연하다"며 "이번 대세적 상승장이 끝나면 강남 아파트를 사 부동산 세계로 엑시트하는 슈퍼개미들이 꽤 될 듯하다"고 말했다.
순자산 100억원 규모의 30대 슈퍼개미 겸 사업가 C씨는 미국 주식만 하기 때문에 국장의 수혜를 맛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만 약 200% 급등한 인텔을 보유 중이다. 그는 "AI와 반도체 호황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며 "시장이 얼마만큼의 미래를 선반영하고 있는지 잘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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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대급 불장에서 웃지 못하고 우는 매미들도 적지 않다.
현재 포트폴리오에 약 50여개 종목을 담고 있다는 D씨는 기사에도 종종 거론됐던 유명 슈퍼개미다. 순자산을 약 200억원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강세장에서 번 돈은 미미하다.
그는 반도체 '투톱' 랠리를 사실상 지켜만 보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전례 없는 성장을 보일 거라고 인정하지만, 정작 자신은 관련 종목들에 베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반도체로만 몰리자 뒤늦게 후회했다고 한다.
D씨는 "과거 내가 돈을 크게 벌었던 방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산 규모가 작지 않다 보니 잃었을 때의 시나리오가 자꾸 생각나 삼전·닉스를 사기가 주저된다"며 "불장의 덕을 보지 못하는 게 괴로워 최대한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장이 크게 움직이면 부품·소재·장비 업체들로 순환매가 퍼지면서 떡고물이 계속 떨어지기 마련"이라며 "방산이나 전력, 로봇처럼 대장주가 움직일 때 같이 튀는 종목들을 계속 살펴보면 좋다"고 말했다.
증권사와 운용사를 거쳐 '애미'와 '매미' 두 타이틀을 모두 가진 E씨는 140억원대 자산가다. 여의도 오피스텔에서 15년간 전업 투자자로 지내고 있다.
그는 "삼전·닉스를 사야 한다는 정답을 알고 있지만 이미 너무 많이 오른 것 같다. 과거 폭락장을 몇 번 겪어서 그런지 손이 안 간다"며 "오히려 포모 심리에 휩싸여 큰 고민 없이 추격 매수한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벌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슈퍼개미 상당수는 개별주 발굴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며 "중·소형주로 자산을 불려 온 사람들이 많아서 삼성전자 같은 초대형주에 익숙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되고 2년 전 퇴사한 F씨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바이오 주식을 많이 들고 있지만 성적이 좋지 않다. 어찌 보면 반도체도 인공지능(AI)의 맥락에서 폭등하는 것인데 주요 업종 중 유독 바이오에서 AI가 묻은 대형주를 찾기 어렵다"며 "반도체 주식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내 차례가 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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