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금투세 폐지로 형평성 어긋"…과세 인프라 미비론도 제기
[사진: 전병훈 연합인포맥스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테이킹·에어드롭 등의 수익 유형에 대한 기준은 국세청 고시를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문경호 기획재정부 소득세제과장은 7일 국회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 참석해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양도와 대여를 통해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며 "예정대로 과세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매매차익에는 20% 세율의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지방소득세 2%를 더하면 실효 세율은 22%다. 양도차익은 기타소득에 포함되며, 250만원까지는 비과세다.
◇ 학계 "금투세 폐지에 가상자산 과세는 형평성 어긋나"
이날 토론회에서 학계 패널들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내 주식 개인투자자는 대주주가 아닌 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고 증권거래세(0.15%)만 부담하는 가운데, 가상자산 양도차익에만 과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홍기용 인천대 명예교수는 "금융투자 소득에 대한 부분이 비과세되는 상황에서 가상자산만 과세해야 할 여러 가지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금융투자소득과 가상자산을 조속하게 함께 묶어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도 "금투세 시행이 안 되면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여러 가지 형평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금투세를 시행하면서 동시에 가상자산 과세도 같이 이뤄져야 불필요한 공평과 관련된 시비가 없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문 과장은 이에 대해 "관련 법안은 2020년에 국회를 통과했고 금투세 폐지 관련 법안은 그 이후에 통과됐다"며 "금투세가 가상자산 과세의 전제 조건이라는 논리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투세까지 과세가 된다면 가상자산 과세가 무리 없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는 말씀"이라면서도 "반드시 전제조건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 과세 인프라 미비론도 제기…"탈중앙화 거래소거래 포착 한계"
과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심태섭 서울시립대 교수는 "가상자산이 증권이냐 상품이냐의 성격이 미국에서조차 확정되지 않은 분위기에서 우리나라 과세당국이 기타소득으로 과세하는 게 맞는지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납세자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정성철 법무법인 SL파트너스 회계사는 "한국 거래소를 통해 1천만원을 번 납세자와 DEX(탈중앙화 거래소) 등 비수탁화된 거래소 플랫폼을 통해 1천만원을 번 납세자 사이에 과세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과장은 "개인이 해외 금융계좌 신고 부담이 있고 카프(CARF·암호화폐 자산 보고체계)를 통해 일정 부분 회원국들 간의 정보 공유가 이뤄진다"며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도 현재 문제없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 소득 신고를 통한 과세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월공제 미적용과 기타소득 분류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주식과 같은 금융상품의 경우에도 이월공제는 현재 허용되고 있지 않은데, 가상자산만 이월공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다"며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단일세율 20%만 과세하는 것은 다른 자산에서 큰 소득이 발생하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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