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예고했던 세 노조의 분열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4월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공동취재] xanadu@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오는 21일 파업을 예고했던 삼성전자 노동조합 내부의 갈등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공동교섭단에 참가했던 삼성전자노동조합이 이탈한 가운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도 과반 노조인 삼성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에 협박성 발언을 사과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반도체(DS)와 비(非) 반도체(DX) 부문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전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 위원장에게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삼노 이호석 지부장이 '삼성전자 임금협상 DX 토론방'을 통해 DX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는데, DS 부문 중심인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이 이러한 소통을 지적하며 사과가 없을 시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문제 제기다.
전삼노는 "이는 단순히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DX 사업부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교섭 테이블에서 지워버리겠다는 행위"라며 "노동자 간, 노동조합 간의 신뢰를 또 한 번 심각하게 저해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전삼노는 "내부의 정당한 목소리마저 '교섭 배제'라는 압박으로 입막음하려는 태도에 대해 전삼노는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모바일·TV·가전 사업을 영위하는 DX 부문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DS 부문 간의 갈등이 하루 만에 다시 드러났다.
앞서 공동교섭 종료를 선언한 DX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노조)은 지난 6일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 의무 준수 촉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초기업노동조합과 전삼노에 보낸 바 있다. 사측과 공동교섭을 이어갈 교섭대표 노조로서 노조법에 따라 교섭 내용과 결과를 공유하고, 동행노조 의견을 수렴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초기업노조는 교섭 결과 및 주요 내용을 안내하겠다면서도 "조합원 의견 수렴은 이미 지난해 안건 수렴 절차를 통해 진행된 바 추가적인 의견 수렴은 어려운 점을 양해 바란다"고 회신했다.
다른 노조와 갈등을 빚은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동교섭단을 나온 뒤 사측과의 단독 개별교섭을 추진해왔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 향후 불참을 알리며 "우리 노조가 특정 분야의 조합원이 아닌 전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안건 발의 및 요청에도 조합에서는 현재까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부터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우리 노조를 향한 지속적인 공격과 비하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심지어 어용노조라는 도가 지나친 악의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지난 4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결의대회를 열며 총파업을 예고했던 공동투쟁본부의 초기업노조·전삼노·동행노조가 대립하는 가운데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일정으로 계획된 총파업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초호황을 맞은 삼성전자 노조는 매년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DS 부문 관계자는 "분위기상 총파업이 실제로 벌어질 듯하다"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DS 부문 전영현 부회장과 DX 부문 노태문 사장은 전날 사내 게시글을 통해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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