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효과·고부가 사업 실적 힘입어 10분기만에 흑자 기대 물씬
호르무즈 개방 땐 유가 하락·설비 재가동 변수 부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롯데케미칼이 오랜 적자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1분기에는 적자 규모를 큰 폭 줄이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고부가 사업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부타디엔(BD) 등 제품 가격이 오르며 긍정적인 재고 효과가 기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이 근본적인 업황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향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재고 효과가 불가피하고, 중단됐던 생산설비가 다시 가동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연합인포맥스가 8일 최근 3개월 내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이 발표한 실적 예상치를 종합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5조2천935억 원, 영업손실 763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99% 늘고 손익 부문에서는 500억 원에 달하는 적자 폭을 줄인 수준이다.
증권가 예상치는 최근 들어 빠르게 상향 조정됐다.
지난 3월 유안타증권은 롯데케미칼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천32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영업손실 1천266억 원) 대비 적자 폭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달 예상치를 낸 IBK투자증권은 82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두 달여 만에 손익 예상치 차이는 3천억 원까지 벌어졌다.
IBK투자증권은 롯데케미칼이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며 기존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전망했다.
첨단소재, 롯데정밀화학 등 고부가 사업 부문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데다, 기초화학 부문에서 긍정적인 래깅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 이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들여온 납사로 만든 제품을 가격이 오른 뒤 팔게 되는 구조가 유의미했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 시차가 오히려 단기적으로 롯데케미칼 수익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이날 연합인포맥스 석유화학 선물시세(화면번호 6906)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한국·일본·대만(극동아시아)의 폴리머 제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방향족 제품인 부타디엔(BD) 등 선물 가격은 전쟁이 발발한 이후인 지난 3월부터 급등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사 매출의 약 68%를 차지하는 기초화학 부문이 살아나면서 전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IBK투자증권은 기초화학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4천647억 원 증가한 690억 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은 외판 비중이 높아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업황이 나쁠 때 얼마나 빠르게 군살을 빼느냐도 중요하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업계 중 가장 빠르게 구조조정을 결정한 곳으로 평가된다.
증권가는 회사가 대산공장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약 2천억 원의 손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첨단소재부문 역시 연말 재고조정 영향이 제거되면서 판매량 회복이 예상됐다.
다만 당장의 재고 효과를 제외하면 업황 자체의 반등 신호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및 2분기까지 재고 효과로 흑자 기록이 예상된다"면서도 "향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시 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재고 효과가 불가피하며, 손상된 화학 설비가 제한적이라 다수의 크래커가 즉각 재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업황이나 펀더멘털의 의미 있는 회복이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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