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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춤추는 로봇' 넘어 '일하는 로봇'으로…LG CNS의 2년 승부

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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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RX 미디어 데이'에서 현신균 LG CNS 사장은 로봇으로부터 마이크를 전달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로봇을 무대에 올리는 일은 이제 흔한 장면이 돼버렸지만, 여전히 이런 퍼포먼스 앞에서 사람들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로봇이 춤을 추고, 쿵푸 동작을 흉내 내는 시대다. 관절은 사람처럼 접히고, 균형은 제법 안정적이다. 로봇의 움직임을 보다 보면 공상과학은 이미 현실이 된 듯하다.

현신균 LG CNS 사장이 로봇으로부터 마이크를 건네 받는 모습

[촬영: 윤영숙 기자]

하지만 산업 현장의 표정은 다르다. 로봇이 '멋진 시연'을 넘어 실제 일을 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문턱이 많은 게 현실이다.

지난 7일 LG CNS가 공개한 로봇 학습·운영 플랫폼 '피지컬웍스' 시연장에서도 그 간극은 선명했다.

로봇 기술 자체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현장이다. 제조 라인의 동선, 물류센터의 예외 상황, 사람과 장비가 뒤섞인 작업 환경은 실험실보다 훨씬 거칠다.

기업들이 앞다퉈 로봇 개념검증(PoC)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PoC의 늪에 빠졌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보여주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돈을 벌 만큼 안정적으로 굴리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LG CNS 관계자도 ""PoC는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 적용은 늦어지고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결국 관건은 현장의 양질의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해 로봇을 교육·훈련·학습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CNS의 피지컬웍스 시연장

[촬영: 윤영숙 기자]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은 작년 5억달러 규모에서 내년 44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엔터테인먼트와 공연으로, 그 비중은 26%에 달한다. 아직은 로봇의 역할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데 머물러 있다는 얘기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회사가 직접 로봇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LG CNS는 로봇을 학습시키고,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현장 시스템과 연결하며, 운영·관제하는 플랫폼 사업자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전사적자원관리(ERP), 제조실행시스템(MES), 창고관리시스템(WMS) 등 기존 생산·물류 시스템과 로봇을 붙이는 영역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다. 가장 잘하는 분야에서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선언이다.

LG CNS의 피지컬웍스 시연장

[촬영: 윤영숙 기자]

지금 로봇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에 가깝다. 휴머노이드, 협동로봇, 물류로봇, 자율주행로봇 등 각자의 영역에서 로봇을 하겠다고 나서는 업체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기술은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 제조 현장에서 하나의 시스템처럼 맞물려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공장은 무대가 아니다. 한 대의 로봇이 춤을 추는 것과 여러 제조사의 로봇이 생산라인, 물류 동선, 창고관리시스템, 안전 규칙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어느 공정에 투입할지, 어떤 데이터를 학습시킬지, 기존 설비와 어떻게 연결할지, 사람과의 충돌 위험은 어떻게 줄일지까지 모두 풀어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매끄럽지 않으면 PoC는 또 다른 PoC를 낳는다.

회사가 사업화 시점을 2년 안팎으로 보는 것도 그런 이유다.

2년은 길지 않지만, 동시에 지금 당장 대규모 매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로봇 전환(RX)은 AI처럼 소프트웨어만 배포한다고 끝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 재설계, 안전 검증, 데이터 축적, 운영 책임까지 따라붙는다.

LG CNS의 피지컬웍스 시연장

[촬영: 윤영숙 기자]

이날 시연에서 느낀 것도 로봇의 동작이 아직은 어설프다는 점이었다. 옆에 있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우리는 완전 초기 단계에 서 있다. 이는 다른 모든 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앞으로 2년간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에 따라 상황은 완전히 딴판이 될 것이다."

LG CNS가 이날 보여준 것도 결국 이 지점이었다. 회사는 로봇 자체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로봇과 현장 시스템을 묶어 실제 공장에서 굴러가게 하는 플랫폼을 내세웠다. 로봇 제조사가 아니라 로봇을 일하게 만드는 운영자의 자리를 겨냥한 셈이다.

물론 아직 깃발을 꽂았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이날 시연은 가능성을 보여준 첫 장면에 가까웠다. 다만 로봇 시장이 춘추전국시대처럼 흩어져 있는 지금, 누군가는 이 기술들을 제조 현장 안으로 끌어와 하나의 질서로 엮어야 한다.

LG CNS의 피지컬웍스 공개는 그 전환점에서 먼저 깃발을 꽂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결국, 앞으로 2년은 로봇 기술이 PoC의 한계를 넘어 실제 제조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산업부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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