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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연기금들, 불안한 '사모신용'에 자금 쏟는 이유

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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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세계 대형 연기금들이 불안한 사모신용 시장에 계속해서 몰려가고 있다.

장기 투자 기관으로서 확보할 수 있는 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과 그에 따른 매력적인 수익률, 안정적인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 심리적 인센티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 글로벌 대형 연기금, 사모신용 비중 확대

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유럽 최대의 연금 투자기관인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은 사모 시장에 대한 노출 비중을 자산의 30% 이상으로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현재 신용 시장의 변동성을 추가적인 매수 기회로 평가했다.

영국의 최대규모 퇴직연금신탁인 네스트는 미국 사모 신용에 4억5천만 파운드(약 9천억 원)를 약정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사모 시장 배분 비중을 업계 표준을 훨씬 상회하는 약 30%까지 급격히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미의 여러 대형 연금 펀드들도 사모 신용의 노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도 포함되는데, 이 기관은 일부 펀드에서 환매를 제한한 블루아울 캐피털 등이 운용하는 사모신용 펀드에 투자금을 보유 중이다.

컨설팅업체 머서 아시아(Mercer Asia)에 따르면 지난 2025년 기관 투자자들의 사모 신용에 대한 신규 유입액은 총 3천억 달러(약 439조 원)에 육박하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동시에 환매는 주로 개인 및 고액 자산가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서 아시아의 카메론 시스터만스 멀티에셋 헤드는 "연금 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이 자산군 투자 의지를 고수하고 있으며, 많은 기관은 계속해서 배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사모 신용은 특히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은 대출을 중심으로 불안감을 키웠다.

50개 이상의 글로벌 연금 펀드 네트워크인 ICPM 네트워크의 베사스티안 베터미어 집행 이사는 "사모 신용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군이지만, 대형 기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위험 조정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들이 자본 요건 강화에 직면해 사모 신용 노출을 줄이면서 연금 펀드들의 관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연기금이 사모신용을 고수하는 이유

업계에 따르면 연금 펀드는 장기 채권과 유사한 장기 부채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비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기가 더 적합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유동성 자산을 통해 공모 시장에서는 얻을 수 없는 비유동성 프리미엄을 수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베터미어 집행 이사는 "대형 기관 투자자들은 규모와 긴 투자 기간이란 강점을 가지고 있어 유동성이 낮은 자산도 보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모신용이 일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펀더멘털로 인해 기관의 수요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됐다.

시스터만스 헤드는 "부도율은 여전히 낮고 기초 레버리지는 안정적이며 기업 수익성은 높다"며 "사모신용 펀드의 환매는 지급 능력이나 신용 품질의 문제라기보다 유동성 문제에 가까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사모 신용의 자산 배분은 대개 장기적이고 신속하게 청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금 펀드들이 이를 고수하는 측면도 있다.

씨티웨어 소속의 올라올루 아강가 포트폴리오 구성 헤드는 "사모 신용 자산 배분은 배분 결정이 내려진 후 약정서에 서명하는 방식으로 설정된다"고 말했다.

전체 자산 배분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기관들은 이렇게 다년 간의 투자 주기에 장기적으로 결속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인센티브'가 작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존스 홉킨스 캐리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후크 강사는 "대형 기관 중 일부는 사모 신용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생각하며 계속 밀어붙인다"고 전했다.

그는 "기관들이 지난 몇 년간 사모신용 펀드에 대규모로 확약한 이후 노출을 급격히 줄이는 것을 꺼릴 수 있는데, 그렇게 하면 이전의 배분 결정에 대한 정밀 조사를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후크 강사는 "대출이 얼마나 나쁜지는 5~6년이 지나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이런 시차는 운용사가 보고하는 가치 평가와 결합해 향후 몇 분기 동안의 성과를 '마사지'할 수 있게 하며, 이는 기관들이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줄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모신용을 둘러싼 위험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는 느슨한 대출 심사 기준 등의 이유로 특별 감시를 받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 증가가 위험을 더욱더 고조시키는 측면도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위주의 대규모 자금 인출에도 연기금들의 사모 신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 : 연합뉴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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