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한이임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정부가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매입임대주택을 시장에 매물로 유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른 한 켠에서는 기존 전세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등록임대 아파트들이 대거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향후 전세난을 심화할 수 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대한주택임대인협회의 등록민간임대주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개인등록임대아파트 비중은 아파트와 비아파트를 합친 전체 등록임대주택의 11.9%로 집계됐다.
수도권 전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경기는 13.9%, 인천은 14.5%를 각각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10% 초반대지만, 이들이 시장에서 수행해 온 '저렴한 아파트 공급' 역할은 수치 그 이상이다.
2024년 기준 서울의 등록임대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4억1천132만원으로, 시중 일반아파트(6억3천176만원)의 약 65% 수준에 공급됐다.
이는 2018년 당시 일반 아파트 대비 77.7%였던 것에 비해 12%포인트(p) 이상 낮은 것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도 등록임대 아파트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임대 아파트를 공급했음을 보여줬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계약갱신청구권이 1회라는 제약이 있는 것과는 달리 등록임대의 경우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며 "등록임대 사업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전세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저가 매물의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 정부는 아파트 등록임대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임대 의무 기간(4년 또는 8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등록이 말소되도록 조치했다.
연도별 말소 예상 물량은 2025년 3천754호에서 올해 2만2천822호로 급증한다. 이어 2027년에는 7천833호, 2028년에는 7천8호가 순차적으로 말소될 예정이다.
◇ 이중가격화 심화 속 전셋값 상승 우려
실제 시장의 전셋값 상승세는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 대비 0.56% 상승했다. 1월(0.58%)과 2월(0.41%)에 이어 꾸준히 높은 상승 폭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가격과 갱신 가격 간의 격차를 의미하는 '이중가격'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전세 신규 계약의 중위 보증금은 5억8천500만원으로 갱신계약의 중위값인 5억3천만원보다 5천500만원 가량 높다.
이처럼 전셋값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시중가의 약 65% 수준을 유지하던 등록임대 물량까지 대거 이탈할 경우, 임차인들은 시장 가격 상승 충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권대중 한성대 교수는 "다주택자는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해왔으나, 양도소득세 중과 등에 따른 매물 감소에 이어 등록 임대사업자 혜택까지 축소되면서 공급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며 "공급이 줄면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매물 출회 유도를 통한 매매 가격 안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등록임대 혜택 배제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깊어질 수 있다"라면서도 "정부 정책의 방점이 매물 출회 유도에 찍혀 있는 만큼, 공급이 늘어나면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창구는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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