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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갈등에 실적 잔치 입증한 에쓰오일…아람코 그늘에 배불렀다

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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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효과 등에 3월에만 8천억 수익…손실 보전까지 이중 수혜 보나

(세종·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윤은별 기자 = 에쓰오일[010950]이 4년 만에 1조원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수급 불안 속에서도 모회사 아람코의 공급망 보호가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정작 국내 시장에서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정부 보상에 따른 이중 수혜 가능성에도 선제적인 호소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 분기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6천434억원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효과에서 발생했다. 이로써 분기 영업이익(1조2천310억원)은 2022년 2분기(1조7천220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8조9천4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215억원의 적자에서 가파르게 반등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실적 구성을 뜯어보면 지정학적 위기가 안겨준 장부상 이익이 핵심이다. 올해 2월까지 누적 4천20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은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된 3월 한 달간 8천122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러한 수익 구조의 근간은 모회사 아람코와의 수직계열화다. 에쓰오일은 아람코와 20년 원유 장기구매계약을 맺었다. 아람코 관계사인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와도 10년 초장기 운송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속에서도 원유 도입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정기보수 영향으로 3~4월 도입 물량은 월 7.5개 카고로 일시 감소했지만, 장기계약 기반의 조달 체계를 통해 고유가에 따른 마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에쓰오일은 유가 관련 이익을 제외하면 3월 실적은 사실상 '적자'였다고 항변한다. 정기 보수와 더불어 정부의 가격 통제 정책인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내수 판매가를 국제 가격에 연동하지 못해 상당한 규모의 기회손실이 발생했다는 논리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일인 3월 13일을 기준으로 오는 6월 12일까지의 3개월을 첫 정산 기간으로 설정하고 손실 보전을 추진 중이다. 6월 말부터 정유사들의 손실 보전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이번 실적에서 최고가격제에 따른 기회손실을 별도의 영업 외 비용 등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컨퍼런스콜에서 "정부의 손실 보상 금액이 확정 통지되는 시점에 회계상 손익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의 조 단위 이익은 이미 낮은 판매가가 매출에 반영된 결과물인 만큼, 추후 정부 보전금이 유입될 경우 별도의 상쇄 과정 없이 고스란히 추가 수익으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 확정된 수익에 '플러스 알파'가 더해지는 구조다.

결국 에쓰오일의 이번 실적은 전쟁 특수와 정부 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형국이라고 업계에서는 진단했다. 아람코의 그늘 아래서 사상 최대급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온전한 손실 보상 필요성을 내세운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민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정부 재정으로 손실 보전까지 검토되는 마당에 에쓰오일이 조 단위 수익을 낸 것은 횡재세 논의에 불을 지필 수 있다"며 "독점적 공급망으로 거둔 초과 이익을 환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jhlee2@yna.co.kr

ebyun@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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