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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비둘기'를 압도하는 '초대형 매'

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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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2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 속 국제유가와 환율을 주시하며 약세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일 약세 압력을 일부 선반영한 점과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사들이고 있는 점이 기댈 요인이다.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는 전일 3.592%로, 연고점인 3.630%를 4bp 정도 밑돌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고 이란 전쟁의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11일(현지시간) 밤 엑스(X)에 "우리 군은 어떠한 침략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썼다.

일부에서는 국제유가가 상당히 저평가된 상황이란 진단도 나온다. 중국 수입 감소, 비축유 방출, 신흥국 등 수요 약화 등에 유가가 최근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속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의견이다. 씨티는 단기적으로 브렌트유 가격이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채시장 자문위원회 정례회의를 주재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 동향은 정오 공개된다.

장 마감 후에는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IB들의 근원 CPI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 수준에 몰려 있다. 다만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이보다 다소 낮은 0.21% 수준을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은 업계 데이터를 근거로 호텔, 항공료 등 '슈퍼코어' 인플레의 둔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슈퍼코어 인플레 추이 및 전망치

노무라증권

◇ '비둘기' 신성환 위원의 고민…'초대형 매'인 고유가의 지속성

고유가의 지속 기간에 대한 고민은 비둘기파인 신성환 금통위원의 발언에서도 엿보인다.

신 위원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제는 유가가 100달러 수준에서 계속 고공행진 하는 경우"라며 "이 경우에는 경제가 엄청나게 고통받더라도 유가로부터의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한은에 주어진 '책무(mandate)'"라고 강조했다.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국제유가가 '초대형 매'처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을 떠미는 셈이다. 국내 채권시장이 전일 원론적이고 신중한 그의 발언에도 반응했던 배경이다. 그는 "생산자들 입장에서 유가가 잠깐 올라갔다 떨어지는 부분은 기존 이익으로 흡수할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면 어려워진다"며 "그 경우 물가와의 싸움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고,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한다면 금리 인상을 서너차례 선반영한 현재 상황이 과도하다는 확신이 점차 약해질 수 있다. 다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장은 호주 등 다른 국가들처럼 과거 인상기의 기준금리 고점(국내 3.50%)을 심리적 지지선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일 새로 금통위원에 추천된 김진일 고려대 교수의 경우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환율, 금융안정, 인플레 위험을 주시하는 '매파'라는 평가가 나온다.

WTI 6월물 선물 가격(적색)과 국고채 3년물 민평금리(청색) 추이

연합인포맥스

◇ 와일드카드는 있다…'짙은 안개 뒷편'

현재 반도체발(發) 성장 내러티브가 굳건한 상황에서도 변수가 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예상치 못한 꼬리 위험이 현실화하면서 경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최근 중동 위험에도 기존 재고를 소진하면서 세계 경제는 비교적 원활히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적극적인 물량 확보 노력에 석유 관련 제품 등의 재고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이 더 촘촘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취약한 한 국가에서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경우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비축유 방출 및 수입선 확보 노력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 물량 제약이 심화할 위험이 존재한다며 핵심 중간재의 수량 제약이 유발하는 산업별 병목효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운송 등 공급망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뉴욕 연은이 집계하는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 GSCPI)는 4월 1.82로, 지난 3월 0.68보다 올랐다. 지난 2021년 12월 4.47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낮지만, 최근 급등세가 관찰된다.

종전 기대가 어느 정도로 약화할지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험한 말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그간 금리 또는 가격이 임계 수준을 넘기 직전 다시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왔던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은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SCPI) 추이

뉴욕연은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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