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3월 들어 글로벌 전기차의 판매량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차 전지 업계가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차 전지 업계가 여전히 실적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가 나트륨배터리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12일 SNE리서치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3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증가한 182만2천대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1월과 2월 각각 판매가 4%, 13%씩 감소한 뒤 나타난 3개월 만의 반등이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는 이차 전지 업체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3월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늘었고, LG에너지솔루션의 출하량은 11.8GWh(기가와트시)로 16%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이차 전지 자회사인 SK온은 3.9GWh로 6% 감소했고, 삼성SDI 역시 2.2GWh(-28%)로 줄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유럽산업가속화법안(IAA)의 구체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의 유럽 공장 가동률이 상승 가능할 것"이라며 "유럽 시장 회복 시 한국 기업들의 유럽 공장 가동률 상승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유럽은 친환경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등의 생산 현지화와 제조업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IAA의 제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어 우리나라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 업체들의 실적은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4분기 영업손실이 1천22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천80억원으로 확대됐고,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1.9%에서 -3.2%로 떨어졌다.
삼성SDI의 1분기 영업손실은 1천556억원으로 전 분기 2천992억원 대비 줄었지만, 매출 역시 7.3%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부문은 작년 2분기 664억원이었던 손실 규모가 4분기에는 4천414억원으로 확대했다. 1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유가 장기화와 수요 기저에 따른 전기자동차(EV) 수요의 반등으로 실적 하방 부담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글로벌 1위 CATL의 나트륨 배터리…이차전지 업계 긴장
전기차 시장이 겨우 반등한 가운데 국내 이차 전지 업계를 긴장하게 만든 소식이 나왔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인 중국 CATL이 나트륨배터리를 본격적으로 생산한다는 소식이다.
CATL은 지난달 CATL의 연례 배터리 기술행사인 '슈퍼 테크데이 2026'에서 나트륨배터리인 '낙스트라'(Naxtra)'를 2분기부터 전기차에 본격적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며칠 뒤인 4월 28일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업체인 '베이징 하이퍼 스트롱 테크놀로지'와 60GWh 규모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나트륨을 원재료로 사용해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도 적다.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시간이 긴 단점이 있지만 CATL은 이번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근접하는 밀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CATL의 발표에 국내 이차 전지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국내 이차 전지 업체들이 주행거리와 출력 등 면에서 LFP 배터리에 앞섰던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할 때 저렴한 LFP의 성능을 끌어올려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한 것이 CATL이기 때문이다.
향후 어떤 형태의 배터리가 전기차와 ESS 시장을 주도할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트륨 배터리의 본격적인 공급과 양산은 시장을 놀라게 하기 충분한 사건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차 전지 업계의 관계자는 "나트륨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쓰이면 LFP 등 다른 형태의 배터리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며 "앞으로의 시장에서 어떤 배터리가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차 전지 시장의 구도는 성능 순으로 아직 양산되지 않은 전고체 배터리가 최고의 배터리로 가장 상위에 있고, 그다음이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의 삼원계 배터리가 있다.
리튬망간리치(LMR)·LFP는 중간 성능으로 평가되고, 나트륨배터리는 가장 마지막으로 분류된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CATL은 나트륨 배터리를 EV 시장에서 구동용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라며 "리튬이온 기반의 LFP나 미드니켈 영역에서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우리나라 이차 전지 산업 입장에서는 중저가 EV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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