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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을 주식으로"…AI 랠리 속 SK하이닉스·SKC EB 부담 해소

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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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3년 전 조달한 17억달러 잔액 정리

주식 교환권 청구 속 오버행 우려도

SK하이닉스 일별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인공지능(AI) 랠리가 SK그룹 계열사의 재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주가가 치솟자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갈아탔다. 일각에서는 오버행 관련 우려가 나온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AI용 메모리 제조사 SK하이닉스와 AI용 기판 관계사 SKC가 최근 EB 부담을 해소 중이다. EB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인데, 만기 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그 회사가 보유한 주식과 맞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었다. 투자자는 주가가 부진할 때 원리금을 받으면 되고,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선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투자자가 주식 교환에 나서면 보유 지분이 줄어든다.

◇ 17억달러 털어낸 SK하이닉스…주가, 교환가의 17배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클린업 콜(Clean Up Call)'을 행사한다고 공시했다. 클린업 콜이란 채권 잔액이 처음 발행액의 10% 아래로 줄었을 때, 회사가 남은 물량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권리다. "거의 다 교환됐으니 나머지도 털어내겠다"는 선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 4월에 17억달러를 연이율 1.75%의 7년 만기 EB로 조달했는데, 교환가액은 주당 11만1천180원, 교환대상주식은 2천12만6천911주였다.

발행 당시 2천12만주였던 교환대상주식은 작년 말 893만주(약 56% 감소), 지난달 28일 122만주(약 94% 감소)로 쪼그라들었다. 발행 후 3년 만에 EB 물량의 약 94%가 주식으로 바뀐 셈이다.

교환대상 주식 수가 크게 줄어든 배경으로는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이 지목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EB 발행 이후 작년 말(65만1천원)까지 우상향했다. 올해도 지난달 28일(종가 130만원)까지 작년 말 대비로 99.69% 뛰었고, 전날 종가(188만원) 기준으로는 188.79% 치솟았다. EB 투자자가 지난해 말 주식 교환에 나섰다면 약 6배 높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할 수 있었고, 현재 기준으로는 교환가액(지난달 28일 기준 10만8천811원·리픽싱)보다 17배가량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셈이다.

◇ AI용 기판 SKC에도 교환권 행사…오버행 우려도

'AI용 기판'이라고 불리는 유리기판 제조사 SKC도 투자자의 교환청구권 행사 속에서 EB 부담을 줄이고 있다. SKC는 지난 6일·7일 공시를 통해 1회·2회 EB에 대한 교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전했다.

SKC는 지난해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EB를 발행하며 총 3천850억원을 조달했다. 연이율 0%로 발행된 이후 3년이 지났을 때부터 이자가 발생하는 채권이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등 투자자는 지난 6~7일 이틀간 1천270억원을 청구했다. 1회차 EB 교환주식 수는 83만7천810주(교환가액 10만3천842원), 2회차는 34만8천691주(교환가액 11만4천714원)다.

투자자가 교환청구권을 행사한 이유는 SKC 주가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SKC 주가는 지난해 7월 초부터 전날(종가 15만6천원)까지 49.28%가량 상승했다. 자회사 앱솔릭스의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에 대한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

문제는 잠재적인 대규모 매도 물량(오버행)이다. 주식교환권을 행사한 투자자가 118만6천501주를 시장에서 처분하고, 차익을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SKC 주가는 지난 8일과 9일에 각각 8.16%, 2.25% 하락했다.

SKC 관계자는 오버행과 관련해 "교환권 행사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내용으로 실제 시장 매도 여부와 시점은 투자자 판단에 달라질 수 있다"며 "회사는 현재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앞으로 오버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시장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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