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채권시장이 영국에게 경고하는 것

26.05.13.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가 당내 퇴진 압력에 직면하면서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영국은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는 경제 상황과 더불어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채권시장은 경고하고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간밤 영국 국채(길트)는 10년물 금리가 전장대비 10.25bp 오른 5.1%, 30년 금리는 9.68bp 높은 5.77%에 각각 거래됐다. 30년 금리는 장중 5.8%선을 넘어서며 지난 1998년 이후 약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영국 국채 가격이 떨어진 동시에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하락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52% 내린 1.3538달러를 나타냈다.

집권 노동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며 스타머 총리는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노동당 의원 약 80명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과 이베트 쿠퍼 외무장관도 스타머 총리에게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위해 사임 일정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영국 정치권에서 채권시장은 그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지난 2022년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임기는 채권 투자자들이 그의 차입 및 지출 계획에 반발하며 금리를 끌어올린 가운데 단축된 바 있다.

최근 채권시장은 영국의 부채 수준을 낮추기 위해 철저한 재정 규칙을 고수하려는 스타머 총리와 현 정부에 지지를 보내왔다.

그러다 스타머 총리가 얼마나 더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도 변동성을 키웠다.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은 새로운 정치 지도자가 더 많은 지출과 투자를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차입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베렌버그의 앤드류 위샤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누가 스타머의 후계자가 될지, 그들이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영국 자산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동당 의원들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좌편향된 후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더 좌파적인 정책 의제를 추진하는 것은 경제를 저성장과 고금리, 심지어 영국 경제의 자본 유출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타머 총리와 레이첼 리브스 재무장관이 축출된다면 전반적인 길트 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서더라도 현재의 재정적 제약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들이 중기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더 성공적일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국 내 정치적 불안과 함께 중동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금리 상승의 주요 배경이다. 지난달 발표된 영국의 소비자불가지수(CPI) 상승률은 3.3%로 중앙은행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영국의 지방 선거 이전부터 국채 금리는 이미 급등하고 있었다. 길트 금리가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 국채 금리보다 더 크게 올랐는데, 이는 이번 전쟁이 영국의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와 재정 전망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영국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약한 경제 성장 압력에 직면했고, 잉글랜드은행(BOE)은 올해 금리를 인하하는 대신 인상할 것이라고 채권시장은 베팅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E)의 앤드류 굿윈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10년물 국채 금리 5%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30년 국채 금리

ywkwon@yna.co.kr

권용욱

권용욱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