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정수인 기자]
(포천=연합인포맥스) ○…"현장에는 직원들이 많아야 10명 정도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경기 포천의 아이스크림 생산센터를 지난 12일 처음 방문한 기자에게 남궁봉 센터장이 말을 건넸다. 예상보다 조용했던 공장 안에는 곳곳에 사람 대신 로봇팔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에서 로봇이 아이스크림을 정량대로 계량해 담아내면 작업자가 이어 받아 포장을 마무리한다. 버튼 하나면 공장이 돌아간다. 반대편에서는 다른 로봇이 완성된 제품을 박스째 들어올려 차곡차곡 쌓는다. 천장에서부터는 자동 레일을 타고 제품 용기가 내려온다. 사람의 손이 닿는 순간은 극히 짧다.
남 센터장은 기자들의 방문 소식에 "직원들에게 최대한 자리를 지켜보라고 했다"며 웃었다. 평소엔 공장이 더 텅 비어있다는 뜻이다. 35년간 업계에 몸 담아온 그에게도 이 공장은 꽤 색다르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포천 공장은 자동화 수준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남궁봉 센터장은 "동일 규모 공장 대비 인력은 40% 이상, 공간은 10~20% 가량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특정 공정을 수작업으로 운영하면 통상 4명 정도가 필요하지만 로봇을 쓰면 한 명으로 충분하다고도 했다.
[촬영: 정수인 기자]
벤슨이 사업 초기부터 외부 위탁 대신 자체 생산시설 구축을 택한 건 얼핏 역설적으로 보인다. 공장을 직접 짓고 자동화 설비를 들이려면 초기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셈법은 장기적이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특성상 원재료 부담이 큰 구조에서, 위탁 생산에 계속 마진을 떼줄 바엔 초기 투자를 감수하더라도 생산 효율을 직접 통제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까지 버텨낼 수 있다면, 그다음부터는 구조적으로 유리한 싸움이 된다.
이를 위해 벤슨은 올해 매장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선다. 현재까지 매장 15곳을 운영 중인 벤슨은 올해 30호점, 내년까지 100호점으로 매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온라인 유통 채널 입점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활용, 모바일 선물하기 기능 도입도 준비한다. 매장과 채널을 빠르게 늘려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벤슨은 이미 지난해 5월 벤슨 오픈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출범 2년차인 올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사실상 그 시점은 내년으로 밀렸다.
이날 채찬용 베러스쿱크리머리 사업기획팀장은 "점포 수가 50~100개 사이가 될 때쯤이 손익분기로 돌아서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1년 전과 달라진 점은 있다. 지난해 5월 압구정로데오에 '벤슨 크리머리 서울'을 열었고, 그후 본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도 대표 제품 2종이 입점했다.
지난 달 쿠팡이츠 론칭 이후 평균 평점은 5.0점, 리뷰수는 100~200여 개를 넘어서고 있다. 시장에서 맛과 품질에 대한 검증 결과를 받고 있는 셈이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파이브가이즈에 이어 적극 밀고 있는 신사업 벤슨. 한 스쿱(100g)에 5천300원으로 다소 비싸다고 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로봇 공장을 등에 업고 전국 100개 매장으로 향할 수 있을까.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다.(산업부 정수인 기자)
si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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