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무역·대만 놓고 치열한 탐색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4~15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두 정상 간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이란 문제와 무역 및 관세, 희토류 공급 연장 등 사안을 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이번 회담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란 전쟁으로 정치적 부담을 떠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활용해 분쟁을 끝낼 실마리를 찾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과 이중용도 품목 수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미 당국자들은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저렴한 석유를 공급받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중재하도록 중국을 압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또한 중동 분쟁이 석유 공급을 제한하고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종전을 원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이 대중 압박과 대화 채널을 병행하고 있고, 중국 역시 종전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우선하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번 회담에선 미중무역위원회와 미중투자위원회 설립 계획도 공식적으로 발표될 수 있다. 백악관은 지난 주말 양국이 경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기구 설립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농산물과 항공우주, 에너지 분야 등에서 구매 확약을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중국은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대두·소고기, 에너지 관련 구매를 약속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중국 측 구매량은 미국의 기술 수출 양보 수준 등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같은 기술에 대해 미국 측 통제가 완화되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만, 양보 범위를 제한하라는 미 의회의 압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양국이 관세로 촉발된 무역전쟁과 희토류 공급 문제를 논의하면서 관련 합의를 연장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마지막 회담에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희토류의 공급을 제한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촉발된 무역전쟁을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 워싱턴 정책 분석가는 "이번 정상회담에선 무역이 최우선 의제"라며 "특히 국가 안보 관점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분야를 파악하고, 그런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간 교역을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중국이 투자를 약속한다면, 그 규모는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약속한 5천5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미중정상회담에서는 대만과 인공지능(AI), 핵무기 등 사안까지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에선 오랜 갈등을 낳은 대만 문제로 이목이 쏠린다. 중국은 미국의 대만 지원에 직접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이 기존 대만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해당 사안에서는 양측의 입장차가 뚜렷하게 재확인될 가능성이 크다.
AI도 새 협상 의제로 거론된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 AI 발전에 우려를 나타내는 가운데, 오판과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한 별도 소통 채널 개설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핵무기 문제 역시 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원칙적 수준의 의견 교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헨리에타 레빈 선임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 미중 관계의 안정이 중요하다는 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도 "안정을 넘어서면 문제가 다소 복잡해지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결과는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넬대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는 두 정상이 최소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에 도달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긴장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도록 막을 방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회담 결과는 세계 무역과 지정학적 상황, 그리고 규칙 기반 질서의 존립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사진 제공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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