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융권 이모저모] 신한카드, 상록수 1등 매각하고도 뒷말 나온 이유는

26.05.13.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 실태를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직격한 날 가장 먼저 전액 매각을 발표한 신한카드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칭찬'이 아닌 '경고'를 받아 그 배경이 관심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오후 4시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의 9개 출자사를 소집해 '상록수 보유 장기 연체채권 처리 방안 관련 긴급회의'를 가졌다.

상록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신한카드(30%)를 비롯해 하나은행(10%), IBK기업은행(10%), 우리카드(10%), 국민은행(5.3%), 국민카드(4.7%) 등과 나머지 지분 30%를 가지고 있는 대부업체 실무진이 참석했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와 국무회의에서 상록수의 장기간 추심과 관련한 배당 문제를 두고 '원시적 약탈금융'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이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터라 회의장 공기는 상당히 무거웠다.

다수의 금융사가 배당 이익 등에 눈이 멀어 20년 넘게 추심에 시달려온 연체 채무자를 모른 척 해왔다는 공개적 비난을 받은 뒤 각 회사들이 부랴부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 등에 채권을 전액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후였지만 당국은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이 못마땅한 듯 했다.

소관 부처인 금융위를 비롯해 다른 주주사들과 일절 협의 없이 먼저 치고 나간 신한카드의 눈치없는 행동이 발단이 됐다.

신한카드는 이 대통령이 엑스에 글을 올린 지 한 시간만인 오전 9시께 채권 전액 매각 결정 보도자료를 뿌렸다. 국무회의(오전 10시)가 열리기도 전이었다.

신한카드가 치고 나가자 다른 금융회사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채 서둘러 경쟁하듯 채권 매각과 상록수 지분 정리를 발표했다.

그간 출자사들과 채권 매각을 논의해왔던 금융위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사실 출자사들은 상록수 채권 매각에 소극적이었다. 지난달 캠코가 상록수 측에 매각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9개 사 중 6곳이 구체적인 자료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회신 기간 연장도 요청했다.

특히 신한카드는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는데 가장 반대해 왔다고 한다. 상록수 지분율이 가장 높다보니 배당도 가장 많이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랬던 신한카드가 대통령 말 한 마디에 태도를 180도 바꿔 당국과의 협의없이, 다른 출자사들과 발을 맞추지도 않고 홀로 튀는 행동을 한 것이다. 신한카드 입장에선 선제적 대응으로 대통령의 눈에 들고 싶어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금융위와 나머지 출자사들을 '물 먹인' 꼴이 되어버렸다.

이 회의에서 신 처장은 신한카드를 향해 "출자사와 협의없이 홀로 행동한 것은 매우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경고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신한카드의 발빠른(?) 대응 탓에 금융위는 해당 사안을 주도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한발 늦은 일 처리를 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 차원에서 출자사들과 한번에 정리해 결과물을 내놨다면 더욱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출자사 만장일치로 채권 매각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굳이 나서서 반대할 입장이 아니었다"며 "보류 의견을 낸 것도 매각 대상과 일정, 절차 등 세부내용이 있어야 찬성 의견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매각 찬성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었기에 빠르게 입장을 밝힐 수 있었다"며 "다른 금융사들이 보조를 맞추지 못해 당황했다는 점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9개 출자사는 상록수 보유 대상 채권을 최단 시일 내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잔여 채권도 가능한 빨리 매각해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장기간에 걸쳐 진행해온 추심 행위를 중단하기로 약속했다. (금융부 유수진 한상민 기자)

신한카드 본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smhan@yna.co.kr

유수진

유수진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