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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86년생 계십니까"…신라면 동갑내기에 생일선물 건넨 농심 대표

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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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986년생 계십니까. 계시면 손 한번 들어주시겠어요?"

지난 13일 열린 신라면 40주년 기자 간담회 현장. 사회자의 물음에 객석 곳곳에서 손들이 올라왔다.

잠시 뒤 무대에 선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가 웃으며 외쳤다.

"축하드립니다!"

신라면이 세상에 나온 1986년과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들. 조 대표는 이들에게 신라면 로제 한 박스와 와인 한 병을 선물하겠다고 했다.

그는 "친구분들이나 가족분들과 맛있게, 생일파티 하실 때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1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오오!' 하는 탄성이 들린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진심 어린 박수가 이어졌다.

통상 기업 기자간담회 현장은 조용하고 딱딱하다. 특히나 대표이사가 직접 무대에 나서 향후 전략과 청사진을 소개하는 자리라면 더더욱 그렇다.

정갈한 옷을 갖춰 입고 드넓은 무대에 선 대표이사, 그리고 수십, 수백 명의 기자들이 그의 발언을 따라 타자를 하는 소리만 현장에서 웅얼거리곤 한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조금 달랐다.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

[촬영: 정수인 기자]

신라면의 40돌을 이야기하던 조 대표가 가장 오래 공들인 말은 실적이나 전략보다도 '한 그릇이 주는 행복'이었다.

신라면이 지난해 단일 브랜드 기준 누적 매출 20조원을 기록했다면서도 이를 단순한 숫자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신라면이 만들어 온 것은 결국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기억, 삶의 한 장면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0년간 신라면은 집에서, 학교에서, 또 야근하는 사무실에서도 사람들 곁에 있었다. 그는 본질을 여기서 찾았다.

농심은 이제 전 세계에 새 인사를 건넨다. '스파이시 해피니스 인 누들스(Spicy Happiness In Noodles)'다.

조 대표는 "신라면이 말하는 스파이시는 단순한 매운맛의 강도가 아니다"라며 "일상을 잠시 멈추게 하고 다시 움직이게 하는 활력과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해피니스 역시 거창한 감정보다는 누구나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작고 확실한 만족이라고 했다. 라면 한 그릇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믿음의 뿌리를 조 대표는 '농부의 마음'이라고 불렀다. 시간이 걸려도 좋은 재료를 고르고 정직한 과정을 지키는 것. 신라면이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뒤 35년간 단 한 번도 그 자리를 내주지 않은 건 이 원칙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조 대표가 신라면에 담고 싶었던 행복은 이날의 깜짝 이벤트 같은 소소한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산업부 정수인 기자)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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