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그리스 선주로부터 따냈던 선박 수주 신화가 문화 교류로 이어진다. 수도권 해양 문화의 거점으로 도약 중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가교로서 유물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14일 부산 해양수산부에서 출범 2주년 간담회를 열고, 오는 8월 그리스와 첫 국제교류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그리스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그리스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아가멤논 황금가면'과 살라미스 해전의 '트라이림 충각' 등 국보급 유물 200여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 경제사의 상징적인 장면과 맞닿았다. 지난 1970년대 정주영 명예회장은 조선소 부지 사진과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권 지폐 한 장으로 그리스 선박왕 리바노스를 설득해 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깊은 신뢰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그리스의 해양 유산들이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을 통해 한국 관람객을 찾는다.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바다를 통해 연결된 두 국가의 역사적 인연과 해양 강국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촬영: 이재헌 기자]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현재도 그리스 선박 물량의 약 50%를 한국 조선소들이 수주할 만큼 그리스는 우리 조선업의 가장 소중한 파트너"라며 "그리스 정부와 국립박물관에서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며 먼저 적극적으로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전시회에 문화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이번 그리스전을 시작으로 해양 산업 유산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대폭 강화한다. 2027년 '원양산업 70주년', 2028년 '조선산업' 특별전을 잇달아 추진하며 신동식·김재철·신태범 회장 등 해양 강국을 일군 인물들의 발자취를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개관 이후 누적 관람객 84만명을 돌파한 박물관은 2029년까지 누적 400만명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현재 3% 미만인 외국인 관람객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인천항만공사와 협력해 크루즈 관광객 유치 전략도 병행한다.
우 관장은 "우리나라 해양 산업의 위대한 유산을 발굴하고 세계에 알리는 K-해양문화의 선도 거점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국립인천해양박물관]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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