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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의 채권분석] 항공모함과 고속정의 한판 대결

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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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5일 서울 채권시장은 글로벌 위험선호와 이에 따른 외국인 움직임을 주시하며 신중한 분위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 이후 뉴욕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점이 시장에 주된 내러티브로 평가된다. 미중 관계 악화 국면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빅테크주가 다소 큰 폭으로 반등한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채권시장에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트레이딩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과거 미중 무역 분쟁이 주된 내러티브였을 당시 관계 악화는 국채선물 매수, 호전은 매도 재료로 작용한 바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거의 상수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전쟁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가 추가 급등하며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종전 기대 자체가 명맥을 이어가면서 섣불리 전쟁 위험에 베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장중 수급 재료로는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예정돼있다.

대내 지표로는 재정경제부가 5월 최근 경제동향을 오전 10시 공개한다. 한국은행은 2026년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정오에 발표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4월 수입물가(원화 기준)는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대외 재료로는 오후 3시 독일의 4월 도매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을 축소하려는 기류 속 민감도가 높아질 여지가 있다.

간밤 4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5% 오르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3월의 전월비 증가율 1.6%와 비교해 둔화했으나 증가세는 이어졌다.

◇ "첫 금리 인상 빨라진 건 시장 동의…최종 기준금리 상향 조정은 글쎄"

기준금리 경로라는 가장 큰 고민은 이날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이달 초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약 보름간 6.7bp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이 지불한 멘탈 코스트에 비해 금리 변동 폭은 크지 않은 셈이다.

첫 금리 인상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졌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수긍하는 분위기다. 다만 그 사실 자체가 최종 기준금리 상승 폭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2008년 한국은행이 고유가에 대응했을 당시에만 해도 인상 폭은 크지 않았다. 그해 7월 초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당시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는 가팔랐고, 대체로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다고 볼 여지가 있었다. 2007년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5% 수준이었고, 물가상승률은 2007년 2.5%에서 2008년 4.7%까지 치솟았다.

다만 한은은 기준금리를 5.00%에서 5.25%로 25bp 한 차례 올리는 데 그쳤다. 워낙 기준금리가 긴축 영역에 들어선 상황이기도 했지만, 움직임이 크지 않고 느렸다.

불확실성이 극도로 확대된 상황에서 정책 당국의 대응은 더 안전한 쪽으로 기울 수 있다. 1분기 GDP가 깜짝 호조를 보였지만,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이 금융기관들의 전망치보다는 완만할 것으로 보는 이유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확신 있게 대폭 인상 경로를 제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채권시장이 연내 두 차례 인상 가능성까지 각오한 상황에서 이보다 더 가파른 경로를 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미다.

불확실성이 상당한 상황에서 내년 경제를 그려보는 것도 쉽지 않다. 물론 전쟁이 격화되고 국제유가가 더 치솟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긴축 대응 필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 내년에도 반도체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부동산 등 자산시장 경로로 불안이 커지는 상황을 전제하면 내년 추가 인상이 이뤄지는 상황도 설득력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커브가 스티프닝되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재료로서는 당국이 이러한 경로를 확신하고 시사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국과 시장 모두 올해 초만 해도 미국과 이란 전쟁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도 염두에 둘 부분이다.

시장 변동성이 크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사실은 통화당국이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해 거의 모든 매크로 전문가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내년 경로까지 놓고 보면 편차가 크게 벌어진다. 인상 시점이 다소 당겨진다고 해서 항공모함에 비견되는 통화당국의 체급이 고속정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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