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협력사 지원에 신한·하나·우리은행만 참여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K-조선의 심장' 울산에서 조선 산업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지목, 상생 생태계 구축을 주문한 지난 13일. 이 대통령 주재로 'K조선 미래 비전 간담회'가 열린 울산 라한호텔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자리했다.
조선 '빅3'와 손잡고 협력업체 등에 대한 금융 공급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였던 만큼 다들 한달음에 울산으로 달려왔다.
하지만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KB국민은행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파트너를 찾지 못해 협약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울산에서 삼성중공업과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 및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협력사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은행권이 580억원, 조선 3사가 120억원을 출연하고, 무보가 이를 바탕으로 약 1조원 규모의 공급망 보증을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다. 조선산업 생태계 전반에 원활히 돈이 돌도록 지원, 중소·중견 협력사의 경영 안정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차원이다.
대통령의 주문에 '행동'으로 화답하는 성격도 강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국내 조선산업이 제대로 발전하려면 튼튼한 생태계가 구축돼 혜택과 성장의 과실들이 골고루 나뉘어야 한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은행들은 무보와 생산적 무역금융 규모를 15조원까지 키우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이들의 약속은 3명의 은행장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장영진 무보 사장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으로 남았다.
금융권에선 이번 협약에 4대 시중은행 중 한 곳, 그것도 '맏형' 격인 국민은행이 빠진 배경에 더 관심을 뒀다. 은행들은 사업 내용이 대동소이한 데다 준공공기관 수준으로 정부 정책의 영향을 직접 받아 이러한 행사가 있을 땐 은행장들이 단체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이 대통령도 은행들의 공공성 부족을 강하게 질타한 만큼, 은행들이 평소보다 더욱 자세를 낮추고 최대한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등 눈치껏 행동해야 하는 시기인데 말이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파트너를 찾지 못해 협약에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MOU는 은행과 조선사가 '짝'을 이뤄 상생금융 계획을 발표하는 형태로 진행됐는데, 은행(4개사) 숫자가 조선사(3개사)보다 많아 한 곳은 매칭이 불발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선택권이 은행 아닌 기업에 있었다. 조선사들이 먼저 출연 계획을 밝히면, 그에 맞춰 은행들이 어떤 조건으로 동반 출연을 할지 타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조선사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은행을 골랐다.
이 과정에서 평소 거래가 많던 주거래은행과 자연스럽게 매칭이 됐다. 신한은행은 삼성중공업, 우리은행은 한화오션, 하나은행은 HD현대중공업과 각각 손을 잡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타행 대비 3개 조선사와의 거래가 많지 않은 편"이라며 "영업을 해서 뺏어올 수도 있었겠지만 서로 간의 관계성 등을 고려해 이번엔 빠지기로 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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