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가파른 상승세에도 여전히 고평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상장사들의 압도적인 이익 성장세와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를 감안하면 비싸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15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증시 랠리는 이익 펀더멘털과 신뢰 회복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 대표는 코스피 8,000선 안착의 근거로 상장사들의 가파른 순이익 증가를 꼽았다. 과거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순이익 합계가 100조 원을 넘느냐가 주요 쟁점이었으나, 최근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이익 규모가 퀀텀 점프를 이뤄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추정치는 600조원 중반대까지 상승했다. 코스피 시총 6천500조원을 고려하면 선행 PER이 10배에 불과하다.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700조원을 넘는다.
한국 증시의 역사적 평균 PER이 10배에서 15배 사이를 오갔던 점을 고려하면, 지수가 8,000이 과대평가된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을 1840년대 미국의 '골드러시'에 비유했다.
그는 "당시 금을 캐서 돈을 번 사람보다 곡괭이와 청바지를 판 회사가 큰돈을 벌었다"며 "AI 시대에 어떤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 데이터센터와 HBM(고대역폭메모리), 전력 및 구리망 등 인프라를 공급하는 밸류체인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대해서도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PER이 여전히 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최근 코스피 랠리를 이끈 또 다른 핵심 동력으로 '상법 개정'을 지목했다. 아무리 이익 체력이 좋아도 오너 일가의 불합리한 경영 탓에 외면받던 한국 증시가 질적 전환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투자자한테 믿을 만한 시장을 만들어놓은 환경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가 강화되면서 경영진과 이사회가 주주들의 시선을 의식해 원칙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익 성장'과 '투자자 신뢰'라는 두 가지 퍼즐이 맞춰진 것이 현 코스피 8,000시대의 본질이라는 진단이다.
이용우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사 등을 거친 대표적인 자본시장 전문가다.
제21대 국회의원(경기 고양정)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경제 분야 개혁 입법을 주도했다.
대주주의 기습적인 대량 주식 매도로 일반 주주가 주가 급락의 피해를 보는 이른바 '먹튀'를 막기 위해, 주요 주주가 보유 주식의 일정 비율 이상을 매도할 경우 사전에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처벌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불공정거래로 취득한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고, 자진신고 시 형벌을 감면하는 리니언시 제도가 도입됐다. 이 밖에도 분식회계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을 뒷받침하는 외부감사법, 감사 독립성을 강화하는 공인회계사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며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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