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기업 이모저모] 50년 전 포니와 같은 질문 마주한 플레오스

26.05.17.
읽는시간 0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에 전시된 기아 T-600과 현대차 포니

[출처: 현대차그룹]

(서울=연합인포맥스) =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한국이 자체 기술로 직접 만든 첫 자동차 '포니' 6대가 에콰도르행 배에 올라탔다. 지금 한국의 경제를 만든 자동차 수출의 첫 번째 기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현대차[005380]가 오늘날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여정의 첫발이기도 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포니를 시작으로 올해 4월까지 한국이 수출한 자동차의 수는 7천655만대에 달한다.

지난 12일 개최된 '자동차의 날' 기념행사는 그래서 더 특별했다. 정부는 포니 수출 50주년을 기념하며,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에게 '산업계 최고 훈장'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자동차의 날에 이 훈장이 수여된 것은 20년 만이었다.

포니가 세계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만 50년이 된 이때, 현대차는 또 다른 변곡점 앞에 섰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플레오스 커넥트'를 지난 14일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으면서다.

플레오스는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더 뉴 그랜저'에 최초로 탑재됐다. 현대차는 그랜저를 시작으로 향후 전 차종에 플레오스를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포니의 유산을 이어받은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 아이오닉의 신형 모델에서도 플레오스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포니가 현대차의 성장을 이끈 첫 독자 모델이었다면, 플레오스는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에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유의미한 첫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포니 프로젝트는 현대차가 자동차 설계 기술과 생산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한 도전이었다. 현대차는 부족한 기술은 밖에서 배우고, 이를 내부 역량으로 바꿔 자기 이름을 단 고유 모델을 만들었다. 포니가 단순한 국산 차 1호를 넘어 한국 자동차 산업이 조립 생산에서 고유 모델 개발로 넘어가는 상징이 된 이유다.

지금 현대차가 마주한 과제도 큰 틀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는 엔진과 차체, 생산기술을 확보해야 했다면 이제는 차량용 운영체제와 인공지능(AI), 데이터 서비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완성차 시장은 이미 하드웨어 중심 경쟁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경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테슬라는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무선 업데이트(OTA),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자동차를 '움직이는 전자기기'로 재정의했고, 중국 전기차 기업들도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플레오스의 데뷔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차가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을 넘어 차 안의 소프트웨어 경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첫 상용화 사례이기 때문이다.

물론 플레오스가 포니의 상징성만큼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SDV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인 자율주행 자체 기술 아트리아 AI의 상용화 속도도 지켜볼 대목이다.

플레오스는 차량 내 소프트웨어 경험 측면에서 테슬라식 접근법과 비교되고 있는 만큼, 경쟁사에 비해 현대차만의 독보적인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50년 전 포니의 질문은 "한국도 차를 만들 수 있느냐"였다. 지금 플레오스는 "현대차도 자동차의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에콰도르로 향했던 6대의 포니는 7천만대가 넘는 자동차 수출의 출발점이 됐다. 플레오스가 현대차의 다음 50년을 여는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윤은별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