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초과세수 산출로 신속 추경 뒷받침…법인세 재추계 시험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반도체 초호황에 따라 올해와 내년 역대급 초과세수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새로 재편된 세수추계위원회가 세입 예측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 내부에서는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위원장을 맡고 국세청이 힘을 실으면서 세수추계위원회가 신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뒷받침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말 재경부 장관 소속으로 세수추계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했다.
세수 추계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위원회는 내국세·관세·목적세의 수입에 관한 추계와 전망을 심의한다.
위원장은 재경부 1차관이 맡고 부위원장은 재경부 세제실장이 담당한다.
위원으로는 재경부 차관보ㆍ국고실장, 기획예산처 미래전략기획실장ㆍ예산실장, 국세청 차장, 관세청 차장 등이 참여한다.
재경부 산하에 세수추계위원회가 운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민관 합동 세수추계위원회란 이름으로 유사한 조직이 가동됐다. 민간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고 세제실장과 국세청·관세청 국장, 조세 전문가가 참여하는 형태였다.
민관 합동 세수추계위원회는 2021년(61조3천억원)과 2022년(52조6천억원) 연이어 50조원 이상의 초과세수가 발생하자 세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민간 전문가의 역할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신설됐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반대로 각각 56조4천억원과 30조8천억원의 세수결손이 나면서 세수 오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2차 추경을 통해 세수 추계를 바로잡으면서 결과적으로 세수결손에서는 벗어났지만, 본예산 기준 전망치보다 세수가 8조5천억원 덜 들어왔다는 비판은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에도 이미 추경에서 25조2천억원의 초과세수를 반영해 세입 경정을 실시하면서 20조원이 넘는 세수 오차를 인정한 상태다.
정부가 세수추계위원회를 이형일 재경부 1차관 중심으로 재편한 것은 최근 몇년간 대규모 초과세수와 세수결손이 반복되는 등 여전히 세수 예측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국세청 관계자를 기존 국장급에서 1급으로 격상한 것도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차관에게 위원장을 맡기고 위원들을 모두 주요 경제부처 1급으로 구성한 것은 세수 추계 시스템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세수 추계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방대한 과세 자료를 보유한 국세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세수 추계 '거버넌스'가 개편된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의 추경 편성 지시가 나온 직후 위원회가 발빠르게 올해 초과세수 규모를 산출해내면서 신속한 추경 편성을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차 추경은 정부안 편성까지 포함하면 소요 기간은 29일로 최근 20년 내 가장 신속하게 처리됐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올해와 내년 역대급 초과세수가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위원회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시각도 있다.
우선 위원회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 이후 올해 세금이 얼마나 더 들어올지 정확한 수치를 내놔야 한다.
반도체 초호황은 법인세뿐만 아니라 근로소득세, 증권거래세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다른 세목에 대해서도 재추계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 따라 낼 법인세만 12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세금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나눠서 들어온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초과세수는 정부가 추경에서 예상한 규모(25조2천억원)를 웃돌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가 6월 말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내놓을 수정 경제 전망에 맞춰 내년 세수 예측치를 추산하는 것도 위원회의 중요한 당면 과제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세입 추계 등 재정정책에 있어 더욱 유연한 접근을 주문한 만큼 그간 보수적인 추계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전망치를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wchoi@yna.co.kr
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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