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길이…홍콩 H지수 ELS 등 리스크 보수적으로 담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보험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관련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가 역대 최대인 '1천739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가 주주 권익 보호 등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며 금융당국의 심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터라,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세세하게 담아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생명 완전 자회사화를 위한 증권신고서(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목차까지 포함하면 총 1천742쪽으로 그동안 같은 목적으로 증권신고서를 작성한 기업 중 가장 많은 분량이다. 3년 전 우리금융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썼던 것(1천39쪽·947쪽)보다도 거의 두 배 가까이 길다.
전례없는 페이지 수만큼 주식교환과 관련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핵심 투자위험과 교환가액 및 산출 근거, 남은 일정 같이 이번 주식교환과 관련한 주요 내용은 물론, 사업과 재무, 이사회 현황 등 회사 전반에 대한 사항을 세세하게 기재했다.
특히 투자위험에 대한 설명만 300페이지 넘게 서술했다. 이번 주식교환이 주주가치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당국의 관심 사항을 반영해 꼼꼼히 준비했다는 모습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예컨대 핵심 자회사 우리은행이 타행 대비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ELS)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리스크를 경고했다. 우리은행의 판매 잔액 및 자율배상 대상 규모는 413억원 수준으로, 2조원 넘게 판매한 경쟁사와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금융시장 변동성이나 투자자 보호 이슈와 관련, 투자 판단에 참고가 될 수 있는 사항이라고 판단해 빼놓지 않았다. 잠재 리스크까지 가능한 한 보수적으로 기재한다는 원칙을 따랐다.
이는 정부의 주주 보호 정책과 발맞춘 당국의 현미경 심사를 무사히 통과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행법상 기업이 주식을 교환하거나 합병,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하기 위해선 당국으로부터 '승인' 도장을 받아야 한다. 금감원은 제출된 서류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몇 번이든 정정 및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최근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퇴짜 놓는 사례가 늘어나며 기업들이 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국의 문턱을 빠르게 넘어야 계획대로 사업재편이나 자본확충 등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 소요가 불가피하다.
이에 금융기업과 비금융기업을 막론하고 증권신고서 분량이 갈수록 길어지는 추세다. 내용이 많은 건 문제 없지만 반대는 문제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달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이마트는 1천543쪽이었고, 지난 3월 현대지에프홀딩스도 1천434쪽짜리 포괄적 주식교환 신고서를 당국에 냈다. 한 기업의 공시 담당 임원은 "최근엔 증권신고서가 1천 페이지를 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포괄적 주식교환이라는 거래 특성과 일반주주 영향 등을 고려, 충분하고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거래 구조와 외부 평가기관 의견, 합병 및 교환 비율 산정 과정, 재무·법률 리스크, 향후 구조 개편 계획 등 투자 판단에 필요한 사항들을 최대한 충실하게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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