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래에셋증권
24년부터 2년 연속 평가 '톱'…데이터·기관 수급 분석 '발군'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대치동 자산가들은 자산 관리에 꼼꼼하고 신중하다. 그래서 막연한 전망보다는 돈의 흐름과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마음이 움직인다. 액티브 ETF에 자금이 어떻게 유입되는지, 기관투자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이같이 국내 고액 자산가들이 밀집한 대치동 금융타운에서 실전 능력을 검증받은 베테랑 PB가 있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기관투자자 수급 추적을 기반으로 2년 연속 미래에셋증권 WM 평가 전국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이지혜 대치WM 팀장이다.
그는 시장을 예측하지 않는다. 시장을 전망하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자산관리 전문가로서 자산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집중한다. 자산가들의 자산이 매크로 충격 속에서도 훼손되지 않고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가장 단단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 팀장은 "큰 자금을 운용할 때 단순히 좋은 종목 하나를 맞히는 건 중요하지 않다"며 "여러 자산을 조합해 위험을 줄이고, 동시에 자산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천피, 저평가 국면 해소하는 출발점"
"코스피 7,000선 돌파는 한국 증시 고점의 징후가 아니라, 펀더멘탈 대비 극심했던 저평가 국면을 해소하는 출발점. 이제는 자산가치 중심의 보수적 접근에서 벗어나, 상장사들의 역대 최고치 이익 창출 능력을 기준으로 주가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점."
이 팀장은 18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피 7,000 시대 이후의 국내 증시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지수의 절대적 수치에 매몰되기보다 기업의 이익 추정치와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2011년 당시의 일본 증시와 비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011년 말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8,500선에 머물 때 코스피는 1,800선 수준이었다"며 "현재 니케이지수가 62,000선을 돌파하고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선 현시점에도 한국 증시는 글로벌 마켓 대비 상대적 저평가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합산 이익 전망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빅테크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임에도 국내 증시의 저평가 탓에 상승 여력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했다. 과거 반도체는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에 노출되던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었다. 이제는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빅테크 수요처와 선(先)주문·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수주형 산업'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반도체 랠리에 탑승하지 못한 투자자에겐 일단 매수를 조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저평가이기 때문이다. 일단 자본이 투입된 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분할 매수할 것을 권했다.
변동성 장세 속에서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주도주를 선별하는 기준으로 세 가지 정량·정성적 원칙을 제시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가격 결정력' ▲글로벌 빅테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한 실적 가시성과 현금흐름 ▲해당 기업 이탈 시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 전체가 마비되는 대체 불가능한 기술적 독점력이다.
◇전력 인프라, 조선·방산으로 반도체 보완
그는 메인 포트폴리오인 반도체와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를 보완할 서브 전략으로 전력 인프라와 조선·방산을 꼽았다.
이 팀장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수적인 초고압 변압기와 전선 등 전력·에너지 업종은 이미 수년 치의 수주잔고(Backlog)를 확보해 실적 가시성이 가장 높은 섹터"라며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는 조선·방산은 대외 변동성 장세에서 포트폴리오의 하방을 지지하는 훌륭한 전략적 자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자산가들의 세후 수익률(Real Yield)을 극대화하기 위해 월지급식 ETF, 커버드콜 전략, 개인투자용 국채 및 브라질 국채 등 '인컴(Income) 자산'을 바벨 전략으로 배치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치동 자산가, 증시로 머니무브 뚜렷"
최근 대치동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시중은행의 예금 만기 환급 자금과 부동산 매각대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는 머니무브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그는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 예금 만기 자금이 투자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부동산을 매각한 자금도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매각 등 대형 이벤트로 발생한 자금은 단순 수익률보다 자산별 위험 분산과 세무적 관점에서의 실익을 먼저 따져야 한다"며 "단순히 특정 금융상품의 우수성을 세일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자산이 고객의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 내에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으로서 어떤 역학 관계를 갖는지 세밀하게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 WM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이 팀장은 자산가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은 비결로 '기관 수급의 정량적 추적'과 '실제 자금 흐름에 기반한 포트폴리오 설계'를 꼽았다.
이 팀장은 "막연한 매크로 전망이나 시장의 방향성을 맞추는 리테일 방식의 접근은 지양한다"며 "연기금과 사모펀드(PEF) 등 거대 자금을 굴리는 기관투자자들이 실제로 집행하는 포트폴리오의 변화, 특히 액티브 ETF로의 자금 유입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객관적 근거로 자산가들에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자산가들일수록 감에 의존한 추천보다 숫자로 확인되는 실제 돈의 궤적에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ybyang@yna.co.kr
양용비
yb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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