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우리은행이 제조업 대출은 늘리고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줄이는 방향으로 기업여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제조업 대출 잔액은 40조1천521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 39조6천907억원과 비교하면 4천614억원 증가한 규모다.
제조업 대출은 2024년 4분기 37조1천700억원에서 2025년 1분기 38조601억원, 2분기 38조8천748억원, 3분기 39조4천477억원, 4분기 39조6천90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한 뒤 2026년 1분기 처음으로 40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 말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2조9천821억원(8.02%)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 제조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대기업 대출은 2024년 4분기 10조9천515억원에서 2026년 1분기 13조351억원으로 2조836억원(19.03%) 늘었다.
반면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우리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35조5천548억원으로, 전분기 36조5천139억원 대비 9천591억원 감소했다.
감소 흐름은 작년 내내 이어졌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잔액은 2024년 4분기 42조8천956억원에서 2025년 1분기 40조969억원, 2분기 38조1천120억원, 3분기 36조9천662억원, 4분기 36조5천139억원으로 지속 감소한 뒤 올해 1분기에는 35조원대까지 내려왔다.
2024년 말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7조3천408억원(17.11%) 줄어든 규모다.
특히 감소 대부분은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임대업 대출에서 발생했다. 중소기업대출(개인사업자 포함)은 2024년 4분기 41조4천726억원에서 2026년 1분기 34조187억원으로 7조4천539억원(17.97%)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같은 기간 1조4천230억원에서 1조5천361억원으로 오히려 1천131억원(7.95%)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단순 업황 변화보다 기업여신의 '질'을 바꾸는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담보 의존도가 높은 수익형 부동산 대출 비중은 줄이고 제조업과 산업금융 중심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 대출 증가가 대기업 중심으로 나타났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은행권에서는 반도체·방산·조선·2차전지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시설투자와 운영자금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우리은행이 단기 대출 성장보다 기업여신 구조 재편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제조업 중심으로 자금을 재배분하면서 생산적 금융 기반을 강화하려는 방향이라는 것이다.
특히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산업 지원 기능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단순 대출 규모 확대 경쟁보다 중장기 건전성과 산업 기여도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기업금융 전략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당국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부동산 중심 자금 쏠림을 완화하고 제조업·첨단산업 등 실물경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실제 금융권 내부에서도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 관리 기조는 이전보다 강해지는 분위기다.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규제 우회 행위에 대한 점검이 확대된 데다, 상업용 부동산 경기 둔화와 연체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럼에도 제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 구조 개편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부동산임대업 대출 감소를 단순히 '부동산 회피 전략'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규 취급 축소뿐 아니라 상환과 자산 매각, 사업 정리 등이 함께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업종별 대출 흐름만 놓고 특정 전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제조업과 부동산임대업 사이 자금 흐름 방향이 장기간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의미 있게 볼 만한 변화"라고 말했다.
[촬영 안 철 수] 2025.9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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