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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급등] 美 국채, 파멸의 문 열리나

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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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30년 국채 금리 5%선이라는 '마지노선'이 유지되고 있으나, 호황이나 버블은 언제나 금리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끝을 맺는다. 만약 금리가 새로운 최고치로 급등한다면 파멸로 향하는 문(doom loop)이 열리기 시작할 것이다."

이달 초순에 나왔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경고는 지난 주 후반을 지나며 어느 정도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주말 사이 급등하며 주요 마지노선을 돌파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선이 모두 금리 급등 파장에 쏠리게 됐다.

1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595%, 30년물 국채 금리는 5.12%를 각각 나타냈다. 두 금리 모두 2년여 만에 최고치로, 10년물 금리는 주말 사이 마지노선이라 불리던 4.5%선을 뛰어넘으며 한때 4.6%까지 치솟았다.

금리를 가파르게 끌어 올린 것은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압력과 인플레이션 우려다. 가뜩이나 지난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한 상황에서 중동 정세는 더욱더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에서 중동과 관련한 중대한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전쟁이 앞으로도 계속 유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채권시장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마인드셋 자산운용의 세스 히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금리가 더 오랜 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미국의 주택 구매와 기업 대출, 구매력 등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금리인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만기 TIPS 금리는 지난 주말 2.083%까지 치솟으며 지난 3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수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재의 금리 동결 기조를 더 오랜 기간 유지할 여력이 있다는 견해를 뒷받침하며, 이러한 환경은 채권 매도세를 추가로 연장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ING은행의 패트릭 가비 글로벌 금리 헤드는 "실질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보면 이것은 연준이 곧 금리를 인하하려는 경제 상황이 아님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0.4%로, 사실상 지웠다. 오히려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25bp 높아질 확률은 40%로, 1주일 전보다 3배 넘게 뛰었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연구원은 "이 모든 것은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 하의 연준이 통화정책을 더는 완화할 수 없으리라는 예상을 강화한다"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불쾌하게 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투자 헤드는 "인플레이션이 뜨겁게 나타나고 고용 시장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계속 웃돌며 기업 실적까지 날아오르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를 주장할 명분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 경제의 구조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삭소뱅크의 차루 차나나 수석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더는 단기적인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며, 더욱 지속적인 투자 환경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국제 유가의 급등을 넘어 향후 10년이 끝나갈 무렵까지 5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지능(AI) 자본 지출이 탈세계 흐름과 결합해 앞으로도 수년간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ofA는 보고서를 통해 "지금처럼 수많은 충격이 미국 경제를 강타하는 사례는 역사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문제라는 점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주는 미국 국채 20년물 입찰이 예정되어 있어 채권시장은 또 다른 시험대에 직면하게 된다. 지난주에도 미국 국채의 입찰 수요가 다소 저조하게 나타나며 시장을 압박한 바 있다.

LPL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수석 전략가는 "장기 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30년 국채 금리가 5%선을 돌파한 것은 5.15~5.28% 범위인 이전 고점 수준으로의 상승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예상했다.

그는 "장기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압력은 주식시장, 특히 성장 지향적인 업종과 높은 할인율 및 긴축 금융 환경에 민감한 기업들에 점점 더 큰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10년 및 30년 국채 금리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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